'부끄러운 충남교육' 돈 선거 연루 19명

교육감 후보·캠프 관계자 첫 재판… 장학사비리 이어 가담자 2번째 많아

26명이 한 법정에 섰던 충남교육청 장학사 비리 가담자 재판에 이어 또다시 19명의 교육계 관련 사건 연루자가 한 법정에 선 재판이 22일 시작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송경호)는 이날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4지방선거 충남교육감 후보 심모(63)씨와 선거캠프 관계자, 시·군 연락사무소장 등 모두 19명에 대한 첫 심리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교장과 교감, 교사 등 충남교육청 장학사 비리 사건 가담자 26명에 대한 재판 이후 교육계 사건 중 피고인이 두 번째로 많은 사건이다.

피고인석이 부족해 의자를 비치하고 재판장의 호명에 따라 일일이 착석하는 등 좌석 정비에만 10여분이 걸렸다. 이어 변호인 확인과 피고인 19명의 생년월일과 직업, 주소, 본적 등을 묻는 작업이 20여분 소요됐다. 당초 오전 11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다른 사건들의 심리가 길어지면서 20여분 지연됐기에 좌석 정비와 피고인 신분 확인만 했을 뿐인데 정오를 넘겼다.

그나마 검찰이 공소사실을 별도로 읽지 않고 변호인들도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들의 입장과 다툴 내용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곧바로 기일을 정한 후 마무리됐다.

장학사 비리 가담자 26명의 변론을 맡은 변호인이 17명에 달한 것과 달리, 이번 사건은 법무법인 청암의 도병수 변호사와 법무법인 지평의 이소영 변호사가 나눠 변론을 맡았다.

이 사건은 6·4 지방선거 당시 교육감 후보의 지시에 따라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충남 15개 시·군 연락소장들에게 불법활동비와 사전투표 독려 등을 목적으로 현금을 살포하다가 현장에서 적발된 사건이다. 19명 중 심씨를 비롯해 선거대책본부장과 사무장, 선거총괄특보 등 4명이 구속기소됐고, 심씨의 부인 등 15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선거대책본부장(학원업)은 심 후보로부터 '선거연락소 개설 준비도 하고 운동원도 모집하는 활동비로 사용하도록 지역 선거연락소장을 맡을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라'는 명목으로 현금 3800만원을 받아 이 중 1990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선대본부장과 사무장(학원업)은 심씨의 부인 등과 공모해 선거사무소에서 11명의 선거연락소장에게 '사전투표 때 노약자 등 지인들을 투표장까지 태워주는 등 교통편의를 제공하면서 지지표를 확보하라'며 1920만원을 뿌렸다가 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 다음 공판은 8월 25일 열린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