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은 부모의 행동을 거울 삼아 행동한다.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자.”
부모가 솔선수범해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녀도 어느새 책장을 넘기게 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는 것이 도서관 관계자들의 한 목소리다.
독서가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제 학교도서관이 학생들의 '도서대여'와 '시험준비'에 그치던 죽은 공간에서 시민을 위한 '지역정보센터'로서 거듭 태어나기 위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학교도서관이 단순한 책보관소나 독서실 기능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갖춘 문화공간의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인력과 그에 따른 소프트웨어의 개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도서관은 '뒷방마님'으로 물러나 지역주민을 묶어주는 집적 효과, 공공도서관 및 다양한 교육시설과의 연계 효과 등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학습·문화공간에 목마름을 느낀 지역 주민들은 직접 도서관 운영자로 나서고 있다. 지역 중촌어린이마을도서관인 '짜장'이 대표적이다. 짜장은 동네의 '문화 중심지'다.
이 작은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중촌동 엄마들은 엄청난 땀을 흘렸다. '동화읽는 엄마모임-아름아리'가 주축이 돼서 시작된 동네도서관 건립운동에 중촌동주민자치센터가 참여해 공간을 대고,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비용을 댔다.
영화 상영은 기본이고 외국어 강좌, 작가와의 대화, 자기계발 수업, 도서관에서 숙박을 하는 1박 2일 캠프 등 일일이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조용히 책만 읽는 도서관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도서관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또 10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부모 속풀이방'을 운영해 학부모들의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형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혜영 중촌어린이마을도서관 사무장은 “부모의 책 읽는 모습과 독서 활동을 통해 자녀들이 훨씬 자연스레 독서를 접하고, 공공도서관을 이용하고 독서 자료를 구하는 데에도 익숙하다”며 “부모들을 위한 책놀이강좌, 동화책 읽는 방법, 책을 통한 놀이활용법 등 다양하게 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학교 도서관 또한 학생들의 교수-학습의 중심 공간으로서 기반을 다지고 지역사회 교육문화센터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변영이 학교도서관 문화운동네트워크 간사는“사서교사들은 종종 학교도서관을 섬같은 공간이라고 말한다.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기르고 교과서 밖 지식을 쌓기 위해선 도서관이 섬같은 공간이 아닌 학교의 심장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학생, 교사, 지역주민이 뜻을 함께해 학교도서관을 어떻게 활용하고 개선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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