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는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넘어 국가안전처 신설 및 안전행정부 기능 조정 등 향후 변화요인을 감안한 숨고르기라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지역 정치권 눈치보기에 따른 지연 시각이 우세하다.
이는 오는 30일 예고된 국무조정실 주관 세종시 지원위원회를 통해 재확인될 전망이다. 이날 정부부처 행정효율화 추진 현황 보고가 있을 예정인데, 이와 직접 연관된 미래부·해수부 이전 고시 로드맵은 빠져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과 과천 등 여타 지역 반발을 고려해 연기한 지 1년여가 넘도록 아무런 일정조차 없다는 점에서 정부 의지를 의심케하고 있다. 선거 후 곧바로 이행절차를 밟을 것이란 안전행정부의 연초 약속은 자취를 감췄다.
세종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임하는 지원위원회 성격과 무게감, 반기별 1차례 개최되는 회의 특성을 고려할 때도, 기본적 로드맵은 제시돼야 한다는 게 지역의 중론이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함께 기재부와 안행부,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8개 부처 장관, 행복청장, 세종·대전시장, 충남·북도지사, 10명의 민간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이전 고시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가 공청회 등 주요 일정을 확정짓지 못한 상태”라며 “이날 자리에 이와 관련한 안건 제출 의견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올 첫 지원위 회의 안건은 ▲세종시특별법 개정안 후속 조치 ▲투자유치 등 자족성 확보 방안 ▲행정효율화 추진 현황 등으로 요약된다.
결국 이전 고시 지연은 행복도시 내 숱한 딜레마를 가져오는 한편, 도시성장과 인구유입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양 부처 직원 중 일부는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혜택을 받았고, 남편 또는 아내 교원의 세종시 일방전입 효과를 누리는 등 이전 고시없는 상황 속 딜레마는 지속되고 있다. 사실상 해수부 직원 대다수는 세종시에 내 집을 마련한 상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신임 이춘희 시장의 주도적 역할 넘어 이날 회의에 함께 참석하는 충청권 3개 광역단체장의 상생 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시 관계자는 “공식 안건에는 없지만, 시 입장에서는 이전 고시와 청와대 제2집무실 등의 현안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겠다”며 “중앙 현안을 중심으로 정부와 인근 지자체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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