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상 방치된 천안 도로ㆍ공원 계획토지 불당동 면적 절반보다 넓어

재산권 침해ㆍ특혜시비 논란까지

천안시가 도로나 공원 등 공공시설 건설을 위해 고시만 해놓고 10년 이상 방치한 토지가 불당동 전체 면적(4.46)의 절반보다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에 따르면 10년 이상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도로 429곳, 공원 35곳, 하천 1곳, 주차장 1곳, 광장 2곳 등 모두 468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토지는 2.27㎢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동남구의 중앙동과 문성동, 원성2동을, 서북구의 쌍용1ㆍ3동을 합한 면적과도 비슷하다.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면 해당 토지 소유자는 보상도 못 받은 채 토지의 원래 허용된 용도로 이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으로, 일부는 무려 40여년이 넘게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동남구가 면적은 다소 넓지만, 예정사업비는 서북구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구는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 모두 195곳으로 총 면적은 1.19㎢에 달하고 있으며 예정사업비는 350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도로가 176곳, 0.32㎢로 사업비는 2159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수십 년간 장기 미집행으로 방치돼 토지주들의 불만이 크다.

실제 동남구 봉명동 일원 '소로 1-221'은 집산 및 연결기능을 위해 개설이 요구돼 1987년 6월 도시계획도로로 고시됐지만, 예상사업비 34억4500만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도로도 1987년과 1993년, 2001년에 고시만 된 채 소요사업비가 확보되지 못하거나 2018년 이후에나 집행계획을 세워 토지주들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다.

공원(0.86㎢) 17곳 가운데 용곡동 '근린공원 4호'는 1968년 8월 면적 0.4㎢를 공원으로 묶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아직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서북구의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면적은 1.08㎢로 동남구 소요예산보다 2000억원이 더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중 도시계획으로 지정된 도로부지는 모두 253곳으로 동남보다 77곳이 많을 뿐 아니라 면적도 2배 이상인 0.75㎢나 돼 개발이 시급하다.

이처럼 천안지역 내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 많은 것은 재정능력이 취약함에도 과다하게 시설을 결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여건 변화에 따라 불필요한 도시계획시설을 폐지 또는 조정 해야 함에도 특혜시비나 이해관계 대립으로 천안시가 눈치만 보며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해 보상을 신청하면 선착순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숙원사업해결과 토지주의 재산권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