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내포신도시와 예산ㆍ홍성 주민들에 따르면 내포신도시에서 이주민들이 생활한 지 2년이 돼 가지만 아직까지 원주민들과 다른 생활 방식이나 문화 차이 때문에 잘 어우러지지 못하는 등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음식점들이다. 이주민들은 주변 음식점과 호프집 등의 상인들을 비롯한 원주민들의 무뚝뚝한 말투 등의 불친절한 서비스가 불만이다. 특히 공무원 등 이주민들은 주변에 위치한 상당수 식당이 불친절해 외식장소를 정하기도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다들 '욕쟁이 할머니'를 따라하듯 손님의 요청을 묵살하는 경우가 많고 아무리 호출벨을 눌러도 한참 지나서 '왜 또 부르냐'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식당에서는 '앞으로 오지 말라'는 말까지 대놓고 해 식당 주인과 공무원들이 다투기까지 했다는 전언이다. 이곳에서는 손님이 왕이 아니라 음식점 업주나 직원들이 왕인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반면 상인들은 공무원 등 이주민들의 고압적인 자세와 터무니없는 요구, 불필요한 호출에 힘이 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존심이 상해 식당운영에 회의를 느낀다는 말도 나온다.
기존 군 단위 공무원들보다 상급기관인 도 단위 공무원들이다 보니 대접 받으려 하는 느낌이 든다는 게 일부 식당업주들의 얘기다.
식당 운영자들은 이주공무원들이 음식이나 주류의배치 등까지 일일이 지적하고 기존에 제공하지 않는 반찬이나 양념을 구해달라는 등 까다로운 요구를 맞추기가 힘들다고 했다.
오랫동안 식당을 이용해온 기존 고객들은 별 불만 없이 잘 먹고 가는데, 공무원을 비롯한 이주민들은 한 끼 식사에 요구하는 것이 셀 수 없이 많은데다 수십 년을 지켜온 영업방식을 두고 '감놔라 배놔라'식으로 간섭까지 한다고 털어 놨다.
그래도 손님에게 화는 낼 수 없어 꾹 참아 왔는데, 불친절하다는 얘기까지 나오다보니 억울할 뿐더러 차라리 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홍성의 한 한우전문점 대표는 “내포지역의 상인들은 도시의 정형화 되고 친절한 서비스에 익숙한 이주민들을 배려하고, 이주민들 또한 지역의 특성과 문화, 대전과는 다른 생활방식을 이해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도청 모 공무원은 “이주공무원과 원주민들이 서로 오랫동안 자신들의 생활방식과 문화에 익숙하다보니 생기는 해프닝일 것”이라며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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