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식당을 다른 용도로 쓰려고 해도 위생, 소음 등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어 애초 설계단계부터 이 부분을 고려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초ㆍ중ㆍ고 298개교 가운데 95%가량이 학생 급식을 위한 식당을 갖추고 있다. 식당이 없어 교실 배식이 이뤄지는 학교는 초 6개교(송촌, 매봉, 백운, 탄방, 만년, 변동), 중 5개교(매봉, 대성여자, 탄방, 삼천, 어은), 고 2개교(대성여자, 산업정보학교) 등 13개교뿐이다.
이곳은 100명 안팎이 한꺼번에 모여 식사를 할 수 있는 비교적 넓은 공간이다. 하지만, 하루 일과 중 점심 시간을 뺀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다. 아직도 적지 않은 학교가 공간 부족을 호소하는 곳이 많다.
실제 대전에서 초 23곳, 중 10곳, 고 3곳, 특수 1곳 등 모두 43곳은 강당이 없어 각종 행사 개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시내 모 고교 교장은 “경시대회, 학생회의 등 학생을 다수 모아놓고 행사를 열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별다른 공간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식당을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아이디어를 냈다. 학교 식당을 급식 이외의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제재하는 조항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하기는 위생, 소음 등 현실적인 문제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일선 학교 교사들의 전언이다.
지난해에는 서구 모 중학교 학부모가 급식이 이뤄지지 않는 시간대에 식당을 도서관으로 활용하자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위생 문제를 우려한 해당 학교 영양사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식당이 대부분 조리실과 맞닿아 있는 관계로 급식 전 조리, 급식 이후 설거지 등으로 인한 소음문제도 식당 활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초 식당 설계 때부터 이같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교육 당국은 현재로선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소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흡음재를 벽에 붙이는 방안이 있는데 이는 열과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조리실 벽에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구나 조리실과 식당을 떨어뜨려 지으면 문제가 해결되는 데 이럴 경우 학생들이 밥을 먹는 데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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