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다음 달 5개 자치구 인사담당자들과 인사교류안 마련을 위한 협의를 진행한다.
민선 6기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인사교류안을 통해 형평성 있는 인사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무자 중심으로 합의점을 찾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협의가 실제 합리적인 인사교류안을 마련할지는 의문이 남는다.
이달 초 진행한 시 전입시험의 경우, 최근 들어 가장 낮은 경쟁률인 1.1대 1을 기록했다. 베이비붐 세대 세대의 퇴직자가 급증할 예정이어서 시로 전입해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게 대부분 자치구 직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여기에 서구와 유성구는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자치구여서 타 자치구에서 직접 전입하기에는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시는 일단 인사교류의 문호는 열려 있다는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시 전입을 위한 공평한 기회를 주기 위해 전입시험제도를 활용하는 점에서 시 자체적으로 교류를 막아서는 것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자치구에서 시 전입 시험 신청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시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편으론, 끊이지 않고 불만을 낳는 자치구간 교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인사 수요가 급증할 뿐만 아니라 각종 개발 사업에 따른 충분한 세수 확보,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직원 복지까지 기대되는 일부 자치구에서는 인사 교류에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의 선호도가 높은 유성구는 최근 타지역에서 일반전입한 8급 직원을 9급으로 강등시켰다. 지방공무원법에서 일방적인 구 전입자에 대해 강등시킬 수 있다는 항목이 있긴 하지만 이를 적용하는 게 오히려 자치구 간 전입을 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5개 자치구청장은 이처럼 불균형적인 자치구간 인사 교류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아직은 상호 적극적인 인사교류를 추진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사교류 정책을 추진했을 때 발생할 노조와의 갈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직원을 타 자치구로 보낼 수 있다는 불신도 자리 잡고 있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대전지역 자치단체에 대한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린 상태에서 앞으로도 인사교류가 어려울 수 있다”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인사교류를 위해서는 시장과 구청장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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