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공주사대부고를 졸업한 22명은 17일 오전 청와대 입구인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참여연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22명은 '2013년 7월 18일' 태안 해병대캠프 참사로 희생된 다섯 학생의 1년 선배들로, 희생된 후배들의 초상화를 들고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해병대참사를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졸업생들은 “사고 직전에 사고 지역에서 대량의 모래 채취가 이루어졌지만 이러한 사실은 수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위탁ㆍ재위탁 등 여행사와 유스호스텔의 불법적인 거래가 이뤄졌어도 수사는 사고의 핵심을 모두 피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격이 없는 아르바이트 교관과 수련활동의 불법적인 위탁ㆍ재위탁 운영 등으로 사고가 발생했어도 업체 대표의 처벌은 보석으로 풀려는 정도로 솜방망이였다”며 “이는 학생 안전사고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죽음 앞에 했던 약속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며 “끝나지 않은 이 비극을 다시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졸업생 박인규 씨는 “후배들을 죽음으로 이끈 사고 책임자들이 멀쩡히 지내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한탄했다”며 “사고의 수습 과정을 지켜본 목격자이고, 희생자들의 선배로서 호소하고 싶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참사 당일인 18일 오전 9시30분에는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에서 태안 해병대캠프 참사 1주년 추모행사가 열린다.
추모식에서, 유가족들은 ▲현장검증과 전면 재수사 ▲모든 사설캠프 폐지 ▲태안군청과 태안해경 특별감사 ▲교육부 유가족과의 약속이행 ▲사고업체 배후 엄벌 ▲특별법 제정 ▲희생 학생의 명예 회복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후식 유가족대표는 “세월호 참사에 가려진 느낌마저 들어 캠프 참사 유가족들은 삶의 의지마저 쇠약해져 가고 있다”며 “자식을 지켜주지도 못했고 피맺힌 한도 풀어주지 못한 유가족의 처지를 가엽게 여겨 뼈아픈 진실을 세상에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