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근로자의 투표시간 법정 보장에 관심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기고]근로자의 투표시간 법정 보장에 관심을

최홍규 대덕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팀장

  • 승인 2014-07-17 14:49
  • 신문게재 2014-07-18 16면
  • 최홍규 대덕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팀장최홍규 대덕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팀장
▲최홍규 대덕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팀장
▲최홍규 대덕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팀장
지난 6월 4일 실시된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오는 7월 30일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가 치러진다. 국회의원 15명을 선출하는 이번 재보선은 '미니 총선'으로 불릴 정도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재보선이 되었다.

국회의원 15석이 걸려있는 만큼 국회 과반의석의 확보와 저지를 놓고 여ㆍ야간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전국이 아닌 일부 지역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인데다 여름휴가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하는 선거로 남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왜 많은 이들이 낮은 투표율을 걱정하는 걸까?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낮은 투표율이 가져오는 민주주의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낮은 투표율로 선출된 당선자가 과연 유권자 다수가 원하는 대표자인가라는 당선자에 대한 대표성과 정당성을 의심케 하며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난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개인적인 일ㆍ출근 등으로' 투표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39.4%로 가장 많았다. '정치나 선거에 관심이 없어서'는 20.4%로 그 다음이었다. 흔히 저조한 투표율의 이유로 정치 무관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출근 등으로 투표할 여건이 되지 못해 투표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투표하고 싶어도 투표하지 못한 사람들 특히, 근로자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정규직 근로자 투표참여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보고서(한국정치학회, 2011년 6월)'에 따르면 '주민등록지 구ㆍ시ㆍ군내 설치 투표소중 어디서나 투표'(58.1%), '사전투표 허용'(22.9%), '선거일 투표시간 연장'(12.4%) 등이 근로자의 투표참여에 도움이 된다고 조사되었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투표제도가 바뀌었다. 대표적으로 사전투표제도와 근로자의 투표시간 법적 보장이 그것이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지난 6월 4일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사전투표기간이 있다. 선거일인 7월 30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는 7월 25일과 26일에 별도의 신고 없이도 집이나 직장 근처에 있는 읍ㆍ면사무소나 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 가면 투표할 수 있다.

다만, 7월 30일 선거 당일에는 지방선거에서는 오전 6시에서 오후 6시까지였던 투표시간이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2시간 늘었다. 재보선은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근무를 하는 근로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또한 근로자가 사전투표기간과 선거일에 모두 근무하는 경우, 투표에 필요한 시간을 고용주에게 청구할 수 있다. 고용주는 반드시 근로자의 투표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하며 이를 거부하는 고용주에게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그 당사자들이 무관심하면 그 제도는 무용지물이 된다. 2014년 2월에 신설된 근로자의 투표시간 법적 보장 제도가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근로자와 고용주의 관심이 절실하다. 근로자는 투표시간을 당당하게 고용주에게 청구하고 고용주는 근로자들의 투표시간을 적극 보장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 재보선이 끝난 후, 어느 회사나 공단에서 임직원이 사원들과 함께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는 사례나, 어느 사장님은 사원들에게 투표하고 출근하라고 출근시간을 한 시간 늦추거나 한 시간 일찍 퇴근시켰다는 훈훈한 소식이 많이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