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규 대덕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팀장 |
국회의원 15석이 걸려있는 만큼 국회 과반의석의 확보와 저지를 놓고 여ㆍ야간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전국이 아닌 일부 지역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인데다 여름휴가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하는 선거로 남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왜 많은 이들이 낮은 투표율을 걱정하는 걸까? 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낮은 투표율이 가져오는 민주주의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낮은 투표율로 선출된 당선자가 과연 유권자 다수가 원하는 대표자인가라는 당선자에 대한 대표성과 정당성을 의심케 하며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가 끝난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한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개인적인 일ㆍ출근 등으로' 투표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39.4%로 가장 많았다. '정치나 선거에 관심이 없어서'는 20.4%로 그 다음이었다. 흔히 저조한 투표율의 이유로 정치 무관심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출근 등으로 투표할 여건이 되지 못해 투표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투표하고 싶어도 투표하지 못한 사람들 특히, 근로자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정규직 근로자 투표참여 실태조사에 관한 연구보고서(한국정치학회, 2011년 6월)'에 따르면 '주민등록지 구ㆍ시ㆍ군내 설치 투표소중 어디서나 투표'(58.1%), '사전투표 허용'(22.9%), '선거일 투표시간 연장'(12.4%) 등이 근로자의 투표참여에 도움이 된다고 조사되었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투표제도가 바뀌었다. 대표적으로 사전투표제도와 근로자의 투표시간 법적 보장이 그것이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지난 6월 4일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사전투표기간이 있다. 선거일인 7월 30일에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는 7월 25일과 26일에 별도의 신고 없이도 집이나 직장 근처에 있는 읍ㆍ면사무소나 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 가면 투표할 수 있다.
다만, 7월 30일 선거 당일에는 지방선거에서는 오전 6시에서 오후 6시까지였던 투표시간이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2시간 늘었다. 재보선은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근무를 하는 근로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또한 근로자가 사전투표기간과 선거일에 모두 근무하는 경우, 투표에 필요한 시간을 고용주에게 청구할 수 있다. 고용주는 반드시 근로자의 투표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하며 이를 거부하는 고용주에게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그 당사자들이 무관심하면 그 제도는 무용지물이 된다. 2014년 2월에 신설된 근로자의 투표시간 법적 보장 제도가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근로자와 고용주의 관심이 절실하다. 근로자는 투표시간을 당당하게 고용주에게 청구하고 고용주는 근로자들의 투표시간을 적극 보장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번 재보선이 끝난 후, 어느 회사나 공단에서 임직원이 사원들과 함께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는 사례나, 어느 사장님은 사원들에게 투표하고 출근하라고 출근시간을 한 시간 늦추거나 한 시간 일찍 퇴근시켰다는 훈훈한 소식이 많이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