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부터 우리나라 국경일 가운데 유일하게 공휴일에서 제외되면서 제헌절은 학생들 사이에서 점차 잊혀 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로부터 받은 '제헌절 계기 교육' 공문을 298개 일선 초·중·고에 다시 하달했다.
공문 주요 내용은 학교장 및 담임교사 훈화, 관련 교과 수업을 통해 제헌절의 의미나 헌법 중요성 등에 대한 교육 실시를 골자로 하고 있다.
준법정신, 민주적 생활양식, 나라 사랑 정신에 대한 교육도 해줄 것도 당부했다. 하지만, 대전교육청 차원에서 제헌절과 관련해 별도의 행사 또는 교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전혀 없다. 사실상 학생에 대한 제헌절 교육이 일선 학교와 교사에 일임된 것이다.
각 자지체와 사법부가 앞다퉈 제헌절 바로 알기 행사 또는 태극기 달기 운동 등을 진행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교육당국 차원의 제헌절 교육 및 행사 개최 필요성은 이날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부족과 법률교육 미비 실태 등과 무관하지 않다.
초등 가정학습 프로그램 아이스크림 홈런이 제헌절을 앞두고 전국 초등생 1만 24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제헌절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다'라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52%에 그쳤다.
'의미를 잘 모르겠다'라고 답한 학생의 경우 26%, '다른 공휴일과 의미가 헷갈린다'라는 응답도 12%에 달했다. 청소년에 대한 법 교육이 충분치 않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지난 6월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초·중·고교생 347명을 대상으로 '법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해'와 관련한 설문에서는 '법이나 규칙에 대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라는 응답자가 38.7%로 나타났다.
대전교육청이 나서 제헌절 백일장, 태극기 그리기 대회 등 이벤트 개최와 법률체험 장인 솔로몬로파크 견학, 법관초청 강연 등을 마련, 학생들에게 제헌절에 대한 의미를 곱씹을 수 있게 하는 행사 개최가 필요한 이유다.
일선 학교에 학부모 단체 등과 연계해 학교 주변에 태극기 달기 운동 등을 벌이도록 권장하는 것도 제헌절 교육과 관련한 교육 당국의 역할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짠 교육과정에 포함된 내용대로 제헌절 교육이 시행될 것”이라며 “앞으로 국경일에는 맞춰 관련 부처 및 기관들과 협조해 다양한 행사 및 교육 실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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