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춘식 전 서산축협조합장 |
1955년 개봉된 제임스 딘 주연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주인공 짐(제임스 딘)과 버즈(불량배 두목)가 탄 자동차 2대가 절벽을 향해 나란히 질주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서양에서는 치킨이 겁이 많은 동물로 여겨지는데, 주인이 모이를 주려고 해도 가까이 오려고 하지 않는다 해서 의심이 많고 겁이 많아 도망을 잘 가는 겁쟁이를 '치킨'이라고 부른다.
지금 서산축협 직원 노조원 60여명은 지난달 16일부터 축협 정문 앞 마트 입구에서 단체협약 이행을 촉구하는 릴레이 천막농성을 벌여 이용객들에게 적지 않은 불편을 주고 있다.
이들은 일부 기능직 직원에 대해 일반직으로의 환직과 책임자급에 대한 다면평가제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관철되지 않으면서 '전무 퇴진'등을 외치며 직원 간 갈등을 빚고 있어 조합원과 고객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천막 농성을 전후하여 마트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조합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어 손실이 많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급기야 축협은 농성이 이어질 경우 주동 직원에 대하여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도 밝히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치킨게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노사문제는 토론과 협상이 최고의 기술이며 가치이다. 축협 내부의 일은 회의실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도 왜 누워 침뱉기 식으로 축협 정문 앞에서 농성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불쾌하다.
나는 1968년 축협에 말단 축산기사로 입사해서 조합원과 동료직원들과 밤낮을 가리지않고 열심히 근무해 상무ㆍ전무ㆍ조합장으로 30년을 축협에서 생활한 사람이기에 축협에 대한 애정이 강한 사람이다.
이러한 축협의 조합장을 지낸 선배 축협인으로서 조합원으로서 오늘 그들에게 묻고 싶다. “축협의 주인은 누구인가?”
그들은 말 할 것이다. “조합원”, “그렇다면 그대들은 조합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자신들의 배만 불리겠다고 조합원과 고객의 발목을 잡는 이 같은 행위는 용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
지금은 1950년대도 아니고, 그대들은 이유 없는 반항을 할 나이도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서받거나 이해되기 힘들다.
서산 축협은 존중받지 못하는 조합장과 일부직원, 그리고 부당한 대우를 요구하는 몇몇의 노조원들의 것이 아니다. 1957년 설립 이후 무수히 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오늘의 축협을 만든 모든 조합원들의 것이다.
더 이상은 협동조합의 근간을 흔드는 어리석은 치킨게임을 멈추고, 모두가 제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그것이 조합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지역 축협과 축산업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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