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일반고 육성 기조로 정부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인데 이를 두고 교육현장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 지는 일반고 슬럼화를 극복하기 위한 긍정적 시각과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으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0~2011년 자공고로 지정된 대전고, 송촌고, 대전여고, 충남고, 노은고 등 5개교는 학생배정, 교육과정 운영 면에서 일반고보다 혜택을 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일반고 육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자공고 신입생 우선배정은 2015학년도부터 전면 폐지됐다. 지난해까지는 자공고 지원 학생만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신입생이 우선 배정됐지만, 올해부터 이 제도가 사라지면서 일반고 배정과 같은 시기에 진행된다. 교육과정 자율편성권도 올해부터 전면 사라졌으며 자공고 학력신장을 위한 초빙교사제도 대폭 축소됐다.
이는 자공고 학교장이 5년 만기로 이동하는 교사 정원 100%에 대해 우수교사를 직접, 선별해 교육당국에 요구, 영입할 수 있는 제도인데 올해부터는 70%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자공고의 혜택이 줄어들면서 일반고는 반사 이익을 받게 됐다. 동일한 신입생 배정으로 우수 학생 유치가 과거보다 수월해졌고 우수교사 확보에도 숨통이 트였다. 정부 및 시ㆍ도교육청의 예산지원에도 자공고와 일반고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부터 자공고에 대한 지원 액수는 1년 2억원에서 1억 5000만원(1000명 이상), 1억 3500만원(500~1000명)으로 각각 줄었다. 여기에서 절감된 예산은 지난해부터 일반고에 운영경비 명목으로 예전보다 보다 수천만 원씩 증액돼 돌아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일반고는 반기고 있다. 대전의 모 일반고 관계자는 “전체 인문계 고교 가운데 대다수가 일반고인데 그동안 고교 다양화 정책 등으로 일반고 슬럼화가 진행됐다”며 “현 정부의 일반고 육성은 이같은 문제점 진단에서 나온 것으로 더욱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환영했다.
반면, 자공고 관계자는 “점차 자공고 메리트가 점차 사라지고 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교육정책에 답답한 마음이다”며 “이대로 계속된다면 그동안 자공고로서 구축해 왔던 학교 이미지도 안 좋아질 것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정부의 일반고 육성책 때문에 자공고 지원이 축소된 측면이 있고 앞으로도 이같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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