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땅 확보 전쟁'이 시작됐다. 부동산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건설사들의 공공택지경쟁이 치열하다. 공공 택지개발지구나 신도시 등 아파트 용지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주택용지 추첨경쟁률이 최고 수백대 1을 넘어서고 있다. 상반기 경북 김천혁신도시 공동주택용지 입찰은 387대 1, 구리 갈매지구는 12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택지개발지구는 288개 업체가 뛰어들었다.
부동산 시장에 청신호가 켜지는 분위기다. 중소건설사, 대형건설사까지 모두 뛰어들었다. 기업들은 일감 확보를 위해서는 주택사업의 원자재인 토지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에 토지시장이 때아닌 호황기를 맞고 있다.
장기적인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잠재수요 덕분인지, 부동산경기가 움직이는 것인지 토지판매가 줄을 잇고 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전국에서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전국의 연간 토지공급액 11조6912억원 중 8조7067억원을 공급하며 74%의 판매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권은 대전충남지역의 판매량이 가장 으뜸이다. 대전·충남은 1조139억원(103%)의 토지를 판매하며 벌써 연간목표(9836억원)를 넘어섰다. 전국에서는 동탄(1조1111억원)의 판매량을 제외하고 2위에 올라섰다. 대전충남지역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보다 토지판매량이 많다.
토지판매가 줄을 잇고 있는 것은 공동주택용지 판매가 가장 크다. 대전은 관저5지구, 노은 3지구 등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공동주택용지가 모두 팔렸다. 당분간 시장에 공급될 공동주택용지가 없다. 충남도 아산일원에서 공동주택용지가 잇따라 팔렸다. 공동주택용지가 귀해지는 셈이다.
전국의 토지시장 호황은 이같은 공동주택용지 부족현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이 새로운 사업을 위해 공동주택용지를 찾고자 혈안이 될 정도다.
기업들의 택지확보경쟁은 건설업계가 주택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망도 이유로 손꼽힌다. 택지 매입 후 아파트 사업까지는 최소 몇년이 소요된다. 기업들도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위해 토지를 매입한다. 택지개발지구나 신도시는 사업 위험이 민간개발사업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중견 및 대형건설사들도 적극 뛰어드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택지 공급도 줄어들고 있다. 아파트 분양 수요가 늘어나는 지방도 택지 공급 물량이 감소하며 장기적으로 택지 공급 부족 사태도 우려된다. 결국, 앞으로 건설사들의 '땅 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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