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저수율 급락은 평년의 65%에 불과할 정도로 현저히 낮은 올 상반기 강수량으로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 게다가 장마전선이 제주 인근에서 북상하지 못해 6~7월 강수량이 반토막나다 보니 수위를 20% 포인트나 낮췄다. 전국 저수지 저수율이 43% 안팎인 가운데 충남 주요 저수지는 14일 현재 저수율 41.9%에 그쳤다. 가뭄 극복에 대한 지원 채비를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별로도 가뭄의 편차가 크다. 심한 일부 지역에서는 농업용수 제한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평균 저수율 40%가 채 안 된 예산, 보령, 천안, 공주, 논산 등은 가뭄 비상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천안 용연저수지의 경우는 17.4%로 바닥이 가까워진 상태다. 수치로 봐도 심각한 가뭄이거나 그 이전 단계인 것이다. 농업용수 담수 등 대비가 절실하다.
그에 비해 자치단체를 비롯한 관계당국의 대응은 비교적 느긋하다는 인상을 준다. 벼이삭이 패는 다음 달까지 비가 와주면 영농 피해가 없을 것으로 낙관하는 듯하다. 장마가 시작되면 가뭄 해갈된다는 믿음이 실현되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 모내기 이후 다량의 농업용수가 필요한 시기가 지나 큰 문제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더 장기화되기 전에 물 관리 대책에 들어갈 때가 지금이다. 금명간 비가 오더라도 다시 가뭄과 폭염이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농업용수가 크게 필요한 시기가 지났고 당장 하천 굴착, 들샘 개발을 해야 할 단계는 물론 아니다. 그렇다고 무방비로 대처하면 안 된다.
지난해 충남 평균 저수율은 74.7%였다. 이대로 해갈되지 않으면 관정 개발, 소류지 준설 등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읍ㆍ면 단위까지 가뭄대책상황실을 중심으로 예방대책을 본격 가동해야 한다. 관정을 파달라는 건의가 없다고 가뭄 대책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가뭄도 자연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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