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추진된 우정벨 사업은 그동안 학교폭력 예방에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도교육청 주관 사업으로 넘어오면서 사업이 축소될 위기에 처한 것.
14일 도교육청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우정벨 사업은 교내 화장실이나 옥상 등 학교폭력 취약지역에 집중적으로 설치, 학교폭력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나 목격자가 스위치를 눌러 교무실이나 지도교사에게 학교폭력이 발생했음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우정벨 사업은 가시적 성과도 드러냈다.
실제로 당진 지역의 한 학교는 우정벨을 설치하기 전 12건의 학교폭력이 발생했는데, 우정벨 설치 후 교내에서 단 한 건의 학교폭력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우정벨을 설치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아이들의 피해 경험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학교폭력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충남지방경찰청은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올해부터 도교육청이 주관해 사업을 진행하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이 올해 우정벨 사업에 편성한 예산은 1억6400만원으로 학교폭력 관련 전체 예산 134억4700여만원의 1.2% 수준이다.
도교육청은 각 학교당 200만~400만원씩 차등 지원한다는 방침으로, 약 40~50여개 학교에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66개교(세종시 4개교 포함)에 우정벨을 설치한 것보다 줄어든 수치다.
이와 함께 지원 학교 선정 기준도 일단 학생 수가 많은 학교가 우선되다 보니 농어촌 소규모 학교는 후순위로 밀려 있는 상태여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학부모 A씨는 “우정벨은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효과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이들을 위한 일이니 각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자체 예산도 많지 않은 상태에서 계획된 사업이 아닌 올해 시범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운영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적게 편성된 것 같다”며 “전체 예산에 대비하면 우정벨 사업 예산이 적게 보일 수 있는데, 사업을 운영할 때 나름 기준이 있다. 올해는 처음이라 그렇고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답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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