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 즐기는 태권도 “승단은 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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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로 즐기는 태권도 “승단은 덤이죠”

줄넘기 등 학교체육 접목해 흥미 '2배'…체력ㆍ인성 배양 주력 학부모 호응높아

  • 승인 2014-07-14 11:48
  • 신문게재 2014-07-15 11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건강백세] 스포렉스 태권도장

▲ 스포렉스 태권도장 관원들이 오후 수업을 마치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스포렉스 태권도장 관원들이 오후 수업을 마치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80~90년대 초반 까지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태권도장을 다녀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본인이 아니더라도 하교 시간만 되면 태권도복을 입고 도장으로 향하는 친구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수십년이 흐른 지금도 태권도장에는 여전히 아이들의 함성으로 가득하다. 절도 있는 동작으로 '태권'을 외치며 정권을 내지르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단 한 가지 변한 것이 있다면 예전의 태권도장에서 볼 수 없었던 줄넘기, 10m단거리 왕복, 스피드 스택스 등 학교 체육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이 도입 된 것이다.

과거의 태권도장은 무도정신과 승급에 중심을 둔 태권도를 가르친 반면 현재의 태권도장은 아이들에 흥미를 유발시켜 순발력과 체력을 증진시키는 형태로 발전됐다. 태평동 스포렉스 태권도장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줄넘기와 스피드 스택스 등 다양한 운동기구를 도입해 태권도 수련에 활용하고 있다.

이서희 관장(38ㆍ스포렉스태권도)은 “대한태권도협회에서도 일선 태권도 관장들을 대상으로 학교체육을 접목시킨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태권도의 기본 정신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흥미와 재미를 더한 태권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 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한 조성훈(12)군은 “하루 종일 책상에서 앉아 있다가 도장에서 운동하고 나면 몸이 한결 가뿐해 지는 것을 느낀다”며 “수련이 아니라 놀이 같은 프로그램이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태권도장의 변화는 지도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변화와 숙제를 안겨줬다. 오종문(20) 사범은 “과거의 도장은 오직 승급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심사를 앞둔 시기에는 늘 긴장감이 서려 있었지만, 지금은 경쟁 보다는 태권도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김수경(21)사범은 “내가 힘들어 하는 얼굴을 비추면 아이들이 먼저 알아본다”며 “사범으로써 위엄을 보이되 항상 웃는 얼굴로 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 보다 가장 큰 변화를 실감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도장에 보낸 부모들이다. 스포렉스 태권도장에서는 아이들에게 부보님께 항상 존댓말을 쓰도록 숙제를 내준다. 9살 딸아이를 기다리고 있던 한 부모는 “아이가 집에서 어머니라는 호칭을 쓰는 바람에 순간 당황했었다”며 “부모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교육이 되고 있어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태권도장이 단순히 운동을 가르치는 곳에서 벗어나 올바른 사회성을 기르는 수련의 공간을 만들겠다”며 “태권도를 통해 체력과 인성이 건강한 아이들을 키워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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