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표 재탕' 교사들 교육청과 맞불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식단표 재탕' 교사들 교육청과 맞불

본보 보도 후 '다양한 식단편성' 공문 발송 영양교사 “왜 교사일 참견하나” 힘겨루기

  • 승인 2014-07-13 16:29
  • 신문게재 2014-07-14 6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속보>=충남 도내 일부 학교에서 급식 메뉴 식단표를 매년 재탕한다는 본보의 보도 이후 영양교사들이 개선은 커녕 충남교육청과 힘겨루기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교육청이 재발 방지 차원에서 도내 일선 학교와 지역교육청에 공문을 발송했는데, 일부 영양교사들이 '참견하지 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13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9일 '학교급식 재사용 언론보도에 따른 식단 편성 시행 철저 알림'이란 제목의 공문을 일선 학교를 비롯해 직속 기관에 즉시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학교급식법 제1조와 11조에 의거 각급 학교는 급식 질 향상 및 학생의 발육과 건강에 필요한 영양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매년 같은 식단을 제공, 영양관리에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영양(교)사의 고유 업무인 다양한 식단 편성 업무를 철저히 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학교장과 지역 교육지원청은 학교급식 운영에 관심을 두고 학교를 경영해 줄 것과 수시로 식단표를 파악해 행정지도 할 것을 명시하는 등 문제점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의 의지와 달리 일부 영양교사들은 도교육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일반직인 도교육청 공무원이 왜 교사 일에 참견하느냐”며 반발하는 등 문제점 개선보다는 도교육청과의 힘겨루기에서 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도교육청과 영양교사의 힘겨루기는 2006년 교육공무원임용령 일부 개정령이 공포되면서 시작됐다. 이전까지 영양사는 식품위생직 공무원(일반직)이었으나, 해당 법이 공포된 이후 이들이 자격증 취득 및 임용시험을 통해 영양교사로 채용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07년 교사자격증을 취득한 기존 식품위생직 공무원 4098명이 전국 학교에 임용 배치되는 등 영양교사 채용의 선점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일반직이었던 영양사가 영양교사로 바뀌면서 전체 교사 정원을 차지하게 됐고, 교사가 부족한 학교는 일부 영양교사를 줄이고 그 자리에 비정규직 영양사를 배치하면서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문제가 발생, 현재까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영양교사는 자신들이 전문직 즉 장학사를 배출해야 한다는 논리로 식품위생직 공무원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는 활로를 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회계직 영양사의 식품위생직 채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어떻게 얻은 교사직인데 내려놓을 수 없다'는 심리가 깔렸다”며 “회계직 영양사의 실직적인 처우개선은 근로기준법이 아닌 공무원법을 적용받는 신분이 될 수 있도록 식품위생직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 영양교사는 “이미 전체적인 규모에서 비정규직 영양사(8000명)의 인건비가 정규직 영양사(일반직 공무원 3800명)의 인건비를 추월한 상태”라며 “조직발전 논리를 위해서는 도교육청 말에 공감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