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휴대폰 보조금을 현행 27만원에서 최대 35만원으로 높이기로 결정했지만 실제 휴대폰 판매점의 반응은 냉랭하다.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상한액 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10일 대전시 만년동의 한 전자상가. 판매점은 손님없이 한산한 모습이었고, 주인이 자리를 비운 곳도 종종 눈에 띄었다.
판매장 주인 박 씨는 휴대폰 보조금 이야기에 한숨부터 쉬었다. 그는 “손님들은 보조금을 70만~80만원 받던 예전 이야기를 자꾸 한다”며 “상한액이 조금 높아지면 판매가 늘긴 하겠지만 손님들이 체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옆 판매장을 운영하는 최 씨는 자신이 임대폰을 개통해준 소비자가 2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이 와서는 보조금 많이 받는 날 개통하겠다고 말해 임대폰을 개통해 주고 있다”며 “결국 상한액을 크게 높이거나, 단말기 구입 가격이 낮아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조금 한도를 올리느냐 내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손님들의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제조사들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이야기했다.
또 다른 판매장 주인 임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한 불법 보조금이 여전히 존재하고, 폰파라치 신고까지 언제 문 닫을지 모른다”며 “경쟁력은 조금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결국 몸집 큰 업체들만 살아남고 우리 같은 영세업자들은 살아남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방통위는 9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관련 고시 제·개정안' 회의를 열고 오는 10월 1일부터 휴대폰 보조금을 25만~35만 원 범위에서 6개월마다 조정하기로 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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