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간세포암을 앓고 있는 46세 A씨는 암이 폐와 뼈에 전이돼 혈관색전술을 받고 18일간 병원이 입원해 있었다. 총 진료비는 1543만원이었다. 이중 402만원을 부담했다. 본인이 부담한 금액가운데 선택진료비가 241만원, 5인실 상급병실료 90만원이었다. 하지만 A씨는 개편 이후 본인부담금이 182만원이 감소한 220만원이 된다. 45% 본인 부담금이 감소된 것이다.
오는 8월부터 선택진료비는 평균 35%, 일반병상이 6인실에서 4인실까지 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제1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선택진료, 상급병실 개선에 따른 수가 개편방안', '캡슐 내시경 등 4대 중증질환 관련 5항목 급여 적용방안' 등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발표 이후 논의가 돼왔으나 지역 종합병원과 병원계의 반발이 있어 왔다. 수익 감소에 따른 보전 방안이 없다는 이유다.
수도권 대형 병원들의 경우 큰 영향이 없지만, 지역 종합병원들의 경우 매출액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병원 운영 자체에 위협감을 느낄 정도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을 의결하면서 수익 보전 방안도 내놨다. 대부분이 의료수가를 인상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의료수가 인상은 건강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지고, 곧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우려도 높다.
▲개편 주요 내용=정부는 우선 오는 8월 1일부터 선택진료비 개편을 전면 시행한다. 환자가 선택 진료를 받기 위해 건강보험 진료비용 외에 추가로 내는 비율을 현재 20~100%에서 15~50%로 축소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처치와 수술료의 경우 특진교수를 통해 받을 경우 100% 비용을 추가로 냈다면 앞으로는 50%만 내면 된다. 마취도 100%에서 50%, 영상은 25%에서 15%, 검사는 50%에서 30% 등으로 줄었다.
병원마다 선택의사를 지정할 수 있는 비율 자체도 낮춘다. 2015년과 16년에는 선택의사 지정비율을 병원별 80%에서 진료과별 30%로 단계적 축소하고, 오는 2017년에는 비급여 선택진료비를 폐지하고 건강보험 제도로 전환키로 했다.
9월 1일부터는 상급병실료가 개편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일반병상을 현행 6인실에서 4인실로 확대한다. 이렇게 될 경우 병원급 이상의 일반병상 비율이 기존 74%에서 83%로 늘어날 전망이다. 상급종합병원은 65%에서 74%로 늘어난다. 내년에는 모든 상급종합병원이 최소 70% 이상 일반병상 확보가 의무화될 전망이다.
▲보존 방안=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의료계 손실액이 74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에서 충남대병원만 하더라도 선택진료비로 연간 100억여원, 상급병실료로 10억여원의 소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손실 보존 차원에서 수가 인상에 나섰다. 기본 입원료 수가를 2~3%로 인상하고, 4·5인실 입원료를 기본 입원료의 160%, 130% 수준으로 신설한다.
선택진료와 관련해서는 고도의 수술과 처치 등의 수가 인상과,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의 수가 조정을 추진한다. 그동안 지원이 전혀 없었던 암환자 공동진료와 집중영양치료 등도 신설했다.
김민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