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방문도 없이…” 주민갈등 부른 양계장 개축허가

예산군 실무자 항공사진만으로 인·허가 진행 황 군수 “농장주와 협의 안되면 착공 불가능”

▲ 9일 지석리 마을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서 양계장 개축 허가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예산군청의 탁상행정 탓에 지역 주민들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양계장 개축허가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현장 방문이나 실사과정 없이 개축허가를 내주자 주민들과 양계장 농장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것.

9일 예산군과 지석리 주민들에 따르면 예산군이 지난 5월 15일 예산 지석리의 한 양계장 개축 허가를 내 주는 과정에서 명확한 확인과 주변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실무자의 자의적인 해석으로 허가를 내주는 등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주민들은 “지난 2012년 5월 양계장 농장주 A씨가 주민회의에서 양계장을 증축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 증축이나 개축을 하지 말고 현 상태에서 할 수 있는데까지 하다가 그만 둘 것을 요구했다”며 “당시 A씨는 '알았다'고 자기 입으로 말해 놓고 이제와서 주민들 몰래 군청에 가서 개축 허가를 받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어 “개축 허가가 난 것도 20여 일 후에 알았다. 이후 군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 했다”며 “하지만 군청 직원들은 서로 자기 업무가 아니라고 미루거나 똑같은 답변으로만 일관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은 또 “군청 환경과 실무자는 환경보전법에 의거 1년에 한 번씩 양계장에 대한 지도점검을 했어야 함에도 이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며, “개축 허가와 관련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는데,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경과는 양계장 주변 환경과 관련해 어떠한 자료도 없는 상태로 직무유기로 볼 수 있다”며 “농장주 역시 표준 양식에 의거해 작성해야할 문건을 미보관 하거나 제출서류가 전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주민들은 25년 간 양계장 농장주가 마을 주민이라는 이유로 악취, 해충(파리), 비산물(닭털ㆍ닭비늘), 배출물(닭똥)의 하천유입으로 인한 하천오염, 주변 땅값 하락 및 거래 제한에 따른 사유재산권 침해 등을 감수하고 살아왔으나, 이번 개축 허가 건으로 인해 집회까지 열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단지 항공촬영 사진을 바탕으로 실무자가 현장 방문이나 실사를 하지 않고 인ㆍ허가를 진행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많으니 개축 허가를 취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이날 직접 현장을 찾은 황선봉 예산군수는 “인·허가와 관련해서는 취소사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취소는 불가능하다”며 “앞으로 마을 주민과 양계장 농장주가 협의가 되지 않으면 착공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내포=정성직·예산=신언기 기자 noa7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