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8일 오전 검진기관 주차장 방향으로 진입하자, 주차요원들이 경광등으로 자신의 주차장으로 차를 유도했다.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병원까지 자신의 건강검진센터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거리와 건물 곳곳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병원의 상호는 잘 보이지 않고, '건강검진센터'라는 대형 문구만 가득하다. A검진센터를 가야할지 B검진센터를 가야할지 처음 방문하는 환자에게는 정확한 위치 판단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몇달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구 보건소에 민원이 접수됐다.
A검진센터에 예약을 하고 갔던 환자가 상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B검진센터로 들어갔고, B검진센터는 A검진센터 예약환자를 버젓이 받아 검진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보건소에서는 현장에 나가 점검을 했지만, 의료법상 문제 보다는 '상도덕'적인 부분을 지적하며 양 기관 대표에게 주의를 준 상태다.
하지만 앙금은 여전하다. 여전히 오전 8시부터 차량 안내 행위는 양기관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고, 여전히 서로간 환자 가로채기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법 상에는 환자 유인행위를 할 수 없지만 차량 안내이다 보니 법 적용이 애매한 상황이고, 환자 가로채기에 대해서는 규제법 자체도 없는 상황이다.
지역의 의료기관 관계자는 “건강검진 기관이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이같은 행태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서로 환자가 잘못 찾아 왔다면 서로에게 보내주면 그만 일 것”이라며 “보기좋은 모습은 아니다”라고 비도덕적인 행위를 질타했다.
서구 보건소 담당자는 “의료기관은 식당이 아니기 때문에 어찌보면 황당한 민원이 아닐 수 없다”라며 “서로 수위를 넘어서지 않는 범위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것을 주의준 바 있다. 의료계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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