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 오전 9시30분, 현장에 출동한 123정은 승객들의 즉각적인 퇴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서도 즉각적으로 선실로 진입해 승객퇴선 유도 등 조치 하나 없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업무태만도 한심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세월호가 사고 당일 오전 8시48분께 급변침 후 표류하는 것을 관내 모니터상으로 포착할 수 있었는데도 인지하지 못한 채 9시6분에야 목포해경서의 통보를 받고서야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했던 것이다. 재난 컨트롤타워인 중대본도 대응역량 부족은 물론 기관 간 혼선 등으로 사고 상황을 지연ㆍ왜곡 전파하는 등 제 역할을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물론 사고 발생 이전에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변조한 정원 재화중량 계약서만 믿고 세월호 증선을 인가한 인천항만청의 부당인가라든가, 한국선급의 복원성 검사 부실 또는 선박 운항 관리기관인 해운조합이 출항 전 화물 중량 등의 점검 부실 등 총체적 문제점도 지적됐다.
그러나 이번 감사원 발표 내용에는 최종 컨트롤타워인 청와대와 국가안보실에 대한 책임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는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야당의원들은 8일 '자료 제출에 성실히 임하라'며 청와대를 압박했다.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는 269건에 비해 정작 제출된 자료는 13건에 불과하다. 야당 의원들은 '세월호 사고 초기 정부의 총체적 무능과 그 실체를 밝히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대응과 지휘를 점검하는 것은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다. 야당의원들의 요구가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니다. 세월호 사고 실체규명에 청와대나 국가안보실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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