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대통령이나 시장이나 다를 바 없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채널 역할로 분야별 명예시장 임명과 시민행복위원회의 활성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민선 6기 시정 방향인 '시민', '경청', '통합'이 명예시장 및 시민행복위원회를 통해 꽃피운다는 전략이다.
시민행복위원회가 자문한 내용들을 최대한 시정에 반영함으로써 시민의 목소리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누구나 첫 출발선에 서있을 때는 많은 의욕과 각오를 갖기 마련이다. 어쩌면 권 시장 역시 오랫동안 염원해온 시장직인 만큼 실무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여러 난관들을 겪다보면 출발할 때의 의욕이나 실천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불협화음까지 섞이다 보면 처음에 마음먹었던 것들이 자칫 흐지부지되고 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권 시장은 '시장 접견실 옆 공간을 시민행복위원회원장이나 명예시장이 일할 수 있도록 시민 경청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저 형식적인, 보여주기식 제스처는 아닌 듯하다. 그러나 권 시장의 시민 의견 경청 마인드가 임기 4년 내내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쓴 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처럼 내 사람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여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명예시장의 임명 등 출발점에서부터 객관적이며 공정한 인사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하나같이 내 사람들로 구성된 명예시장들이 일부의 목소리만을 대변하고 대다수 시민들의 절실한 목소리에는 '나 몰라라' 한다면 그것은 있으나마나한 것이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은 시장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자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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