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물 앞에 선 김복동씨는 “70 평생 모은 아름다운 글들이 시민에게 널리 사랑받아 보람있다”며 “천변 문화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
자연생태계복원사업이 조성된 수침교에서 가장교 사이 하천변 약 2㎞ 벽면에 삶의 지혜를 담은 다양한 격언을 비롯해 유머, 싯구, 신문 스크랩 등 2100여점의 아름다운 글들이 빼곡히 전시되고 있다.
둔치에 문화공간을 꾸민 화제의 주인공은 김복동(71·서구 가장동)씨.
우범지역이었던 곳에 3년 전 지붕이 있는 산책로가 새롭게 조성되면서 김씨가 벽면 공간에 달력을 비롯해 포스터, 신문 스크랩과 함께 돌에 새긴 좋은 글을 진열해 놓은 것이 예상 밖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민기자가 현장을 찾아간 날에도, 한 시민이 “아름다운 글 내용이 가슴에 와 닿는다”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또한 시민들의 후원도 이어져 가장동(동장 백석권)과 한 노인 독자는 3000장의 종이와 사인펜 200자루를 기증하기도 했다.
“세상에 태어나 남을 위해 무엇인가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고심 끝에 천변에 아름다운 글들을 전시하게 됐다”는 김씨는 “시민들이 가던 걸음을 멈추고 글 읽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들고 작은 정성이 큰 보람으로 이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비가 오나 눈이오나 매일 이곳에 나와 청소는 물론 게시물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어르신들은 물론 학생과 청소년 모두가 인성교육에 좋은 글을 읽고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자 특히 전문가들이 나서 명실상부한 천변문화거리로, 지역의 문화명소로 자리잡는 것이 소박한 꿈”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 이모(75·서구 가장동)씨는 “이곳에 취사로 인한 오물투기가 많았는데 명언과 유머를 담은 좋은 글을 진열하고 관리하면서부터 사라졌다”며 “시민 누구나 즐기는 전천후 공간인 이곳에서 더위를 피하고 운동하며 좋은 글까지 감상할 수 있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1석 3조의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의 전시물에 대해 대전시하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하천법과 공익에 큰 저해가 없고 시민의 정서상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밝혔다.
이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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