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가정보원 직원의 야당 의원 질의자료 촬영 논란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
이날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지난 2003년 당시 '차떼기' 사건인 불법 정치자금 전달 사건 관여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저는 한 때 정치자금 전달 사건에 관여한 것을 가슴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누구보다 잘못한 것을 잘 알기에 국민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와 함께 지난해 논란이 계속됐던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에서 벗어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날의 허물을 반면교사 삼아 제 머리 속에 정치 관여라는 말을 지울 것”이라며 “국정원이 정치 개입이라는 말에 휩싸이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만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을 새롭게 개조한다는 자세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명확히 구분하고 업무 관행도 쇄신하겠다”며 “이를 통해 국정원이 국가안보와 국익에 기여하는 세계적 수준의 정보기관으로 재탄생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믿음직한 정보기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부터 파행을 빚기도 했다.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야당의원들이 자신들의 질의자료를 국정원 측이 촬영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어 시작 20분 만에 정회가 선언됐다가 40분 후에 속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지금 제 뒤에서 저희 의원들의 자료를 찍고 있어서 확인해보니 국정원 직원이라고 한다”며 “국정원 직원의 카메라가 인사청문회에 들어올 수 있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은 이병기 후보자의 과거 행적에 대해 집중질의 했다.
박영선 의원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국기문란 행위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후보자가 정치개혁이 화두로 부상하는 시기에 국정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느냐 하는 것이 국민적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문병호 의원은 “후보자는 정통 '정보맨'이 아니고 좀 정치에 관련된 분 아니냐”면서 “지금 국정원의 개혁방향과 배치되는 성격의 후보자가 아니냐”고 따졌다.
반면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2002년 대선 당시 불법정치자금 전달에 관여한 것은 있을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하면서도 “당시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불법자금을 받아 적발됐다”며 야당을 겨냥했다. 이날 국회 운영위 업무보고에 참석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인사가 잘되고, 못되고 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인사위원장인 비서실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이 “'만만회(박지만·이재만·정윤회)로 불리는 비선라인이 인사에 영향을 준 것이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실장은 비선라인에 대해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언론에 만든 얘기고 실체는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 실장은 최근 낙마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많은 후보의 사사로운 발언이나 강연 같은 것을 모두 밝혀 보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문 후보의 교회 강연도 KBS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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