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원도심 공동화 문제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쉽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1990년대 둔산이 개발되면서 공공기관이 빠져나가 상권이 무너지고, 오래된 건물과 낡은 집 등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다 보니 인구가 줄어 지속적인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시나 자치구에서는 원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여러 대책을 추진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게 사실이다.
지역 소상공인이나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의 성과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제껏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진행됐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있을 때에는 이 방법이 주효했지만 최근처럼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 사업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등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또 전면철거 방식의 물리적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도로나 공원, 학교 등이 주변지역과 연계되지 못해 원주민 재정착률이 10% 미만에 그쳐 지역 공동체가 상실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낡은 원도심 공동화를 차단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심재생(도시재생)이 떠오르고 있다. 이미 법적 기반도 마련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고 같은해 12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물리적 정비사업과 함께 적절한 프로그램 주입을 통해 도시를 부흥시키는 방법으로 기존 도시가 가진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모든 행위를 뜻한다.
도시 재개발 및 도시 재활성화 등을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보면 된다. 즉, 기존 물리적 환경정비 중심의 도시 정비사업이 환경 개선이라는 최종 결과물에 주목했다면 도시재생사업은 지속 가능한 도시 공동체를 보전하고 고양하기 위한 과정적 산물을 중시한다. 쉽게 말해 쇠퇴하는 원도심을 주민이 살고 싶어하는 도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민선 6기에서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도심재생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심재생추진본부를 신설, 원도심 활성화의 여러 분산된 정책을 한 곳에서 총괄 지휘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시는 중구와 동구지역 등 쇠퇴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시민과 소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테마거리 조성은 물론 대전형 좋은 마을 만들기 등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도시재생의 근본적인 추진 동력은 주민 참여를 통해 주민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스스로 필요한 것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현재 시는 도시재생과 관련해 정책은 물론 부서별로 업무가 분산돼 있다. 이렇다보니 중복되거나 예산 집행이 허비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를 효율적으로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도심재생추진본부인 것이다.
또 민선 6기에서는 신도시 개발이 최대한 억제될 전망이다. 원도심 활성화와 신도시 개발이 병행되면 균형발전이라는 공통분모를 만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 관계자는 “옛 충남도청을 중심으로 '떠나는 도심'에서 '돌아오는 도심'을 도심재생의 기본계획으로 수립, 과학과 문화예술, 일자리가 어우러진 방향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심재생추진본부를 신설해 경제, 사회, 문화 등 포괄적 도시재생 전략으로 접근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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