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는 혼자서도 잘산다는 '나 혼자 산다', '식샤를 합시다', '룸메이트'와 같은 프로를 속속 선보이며 현대 사회 주류로 자리 잡은 1인 가구의 화려한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의 인구학자 조지 피터 머독이 부모와 미혼자녀로 구성돼 더 이상 쪼갤수 없는 가족의 최소 단위인 핵가족(Nuclear Family)을 정의한지 60여년 만에 가족의 개념이 핵가족에서 또한번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수는 올해 488만여 가구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1인 가구의 비중은 1990년 9%에 불과했지만, 2000년 15.5%, 2010년 23.9%로 높아졌고, 2030년에는 32.7%에 이를 전망이다.
네 집 건너 한 집인 1인 가구가 15년 후에는 세 집 가운데 한 집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택, 식품, 소형 가전 등 혼자 사는 싱글족을 겨냥한 솔로이코노미가 새로운 경제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나를 위한 소비를 하고 대용량 제품보다 소포장 제품을 주로 애용하면서 이들을 위한 알, 봉 단위로 포장제품도 대거 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하고, 나를 위한 소비를 하는 흔히 소위 싱글족인 '골드미스&미스터'외에도 이혼 후 혼자사는 '돌싱족'이나 , 아내와 자식을 외국으로 보내고 홀로 사는 '기러기 아빠', 배우자와 사별후 자녀와도 연락이 끊긴 '독거노인' 등 1인가구도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다.
특히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못해 고시원에 살며, 연애와 결혼을 포기한 1인 청년 가구와 독거노인들과 기러기 아빠들의 고독사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다. 실제로 1인 가구 사이에서도 양극화는 심화돼 1인 가구 소득 하위 20%의 소득은 679만원으로 상위 20%(9153만원)의 7.4%에 불과하다.
1인 가구의 46.3%가 연소득이 1000만원도 안 되며, 1인 가구의 빈곤율은 49.6%로 4인 가구(9%)의 5.5배 수준이다.이런 가운데 TV속 1인 가구는 여전히 화려한 싱글족의 삶이다.
앞으로도 1인가구는 가족의 해체와 급격한 고령화로 계속해서 증가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최근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2015년까지 소임대주택 2000곳을 만들고, 여성 전용 주택을 보급하는 등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비단 1인가구의 증가와 이로 인한 명암은 서울시만의 것은 아니다.
특히 '1인 가구'비율이 7대 특ㆍ광역시 중 가장 높은(2010년 기준) 대전시 역시 1인 가구에 대한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
오희룡ㆍ경제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