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린 손' 단추 잠그기도 힘들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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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린 손' 단추 잠그기도 힘들다면?

저림·화끈거림 등 운동신경·감각이상 증상… 스트레칭 도움되고 음주·흡연은 금물

  • 승인 2014-07-07 13:16
  • 신문게재 2014-07-08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장일미 과장(웰니스병원 신경과 전문의)
▲ 장일미 과장(웰니스병원 신경과 전문의)
더운 여름철에도 차가운 물건을 만지거나 선풍기 바람에도 갑자기 저릿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손, 발이 따끔거리거나 먹먹한 느낌 또는 피가 안 통하는 느낌, 화끈거리며 시린 느낌 등에 다양하고 막연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저림증은 근육통과 비슷할 수도 있고, 혈액순환 장애가 아닌가 하는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아 발병원인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

혈액순환장애와 말초신경장애를 구분하려면 혈액순환장애의 경우, 저린 증상보다는 통증이나 손, 발이 차가운 증상이 더 심하다. 말초신경장애는 말초신경이 눌리거나 외상을 입어 혈관염에 의해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혈관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 당뇨병, 만성신장질환 등에 의한 경우,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염증성인 경우, 알코올이나 비타민 부족 등 영양 결핍에 의한 경우나 장기간 약물 복용 등 약물이나 독소에 의한 경우, 그리고 유전성 신경병에 의한 경우 등 매우 다양하다.

외상이나 압박에 의한 신경장애는 국소적으로 나타나지만 당뇨병, 신부전증, 갑상선 기능저하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나 영양결핍, 면역체계 이상, 약물, 독소에 의한 경우에는 전신적으로 나타난다. 말초신경장애 중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다.

말초신경은 몸의 운동신경, 감각신경, 자율신경으로 나눠 증상이 나타나는데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근육의 힘이 빠지고 근육이 마르게 된다. 단추, 지퍼 등을 잠그기 외에도 작고 세밀한 동작이 어려워진다.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감각이 둔하거나 저리고, 바늘로 찌르는 증상이 손과 발에서 시작된다.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소변장애, 변비, 설사, 성기능장애, 기립성 저혈압, 입이 마르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손이 저리고 찌릿찌릿하게 마치 전기가 오는 느낌이 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굽힐 때마다 공간이 좁아지고 압박을 받으면서 자극을 받아 통증이 생기고, 심지어 저림 증상으로 수면 중에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또한 악화되면 엄지손가락에 힘이 빠지고 엄지와 손목사이의 두툼한 근육이 위축되어 심하면 팔이나 어깨까지 저리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일상생활 중에 손목 안쪽 부분을 바깥쪽으로 늘려주는 마사지나 손목을 돌리는 간단한 운동으로 작업 전, 후 스트레칭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목에서 팔로 가는 신경이 목 아래 가슴뼈를 지나다가 비정상적으로 압박되면 팔에 통증과 감각이상, 무력감이 나타나는 흉곽출구증후군은 주로 목 아래 '사각근'이라는 근육에 의해 신경이 압박을 받는 경우에 생기는데 어깨, 팔과 손에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혹시라도 팔 전체가 무겁고 저린데, 특히 손저림 증상이 새끼손가락에만 나타나는 경우라면 의심해 볼 수 있다. 흉곽출구증후군의 주된 원인은 나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나 목과 어깨에 부담을 주는 자세를 오래했을 경우에 잘 생기므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과 일상생활 중에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자주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대사성 질환으로 나타나는 말초신경장애에는 대사성 질환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며, 독소나 약물에 의한 경우는 원인 물질을 피해야 한다. 술과 담배는 끊고, 당뇨가 있다면 당뇨의 조절이 필요하고, 길랑바레 증후군이나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신경손상이라면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여 치료할 수 있다.

요즘 고령화 사회인데다가 독거노인이 늘면서 대사성 질환으로 인한 신경병증이 유독 늘고 있다. 홀로 살기에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고, 식이관리도 잘 안되고, 주위의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말초신경장애를 줄이기 위해서는 따뜻한 음식을 되도록 천천히 씹어 먹고, 섬유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류를 골고루 섭취하는 등 식습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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