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주관부서에서는 가급적이면 공신력 있는 경기를 진행하기 위하여 전문가들을 초대하고자 하는 바람직한 생각이지만, 정작 그 기대에 부응하는 골퍼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다소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나 대회를 주관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로대회에서 경기를 관장하는 경기위원은 보통 9명 정도다.
경기위원장 1명에 위원 8명 정도로 구성 된다.
운영 시스템은 인ㆍ아웃으로 동시 출발 시키는 경우 출발을 담당하는 위원 2명을 포함하여 각 코스에 배정되는 위원은 4명 정도다.
일반적으로 위원 1인당 3개 홀을 담당하게 되는데, 선수들의 요청이 있을 때 카트를 타고 신속하게 이동하기 위하여 코스 안에서 항상 준비를 하고 있게 된다.
그러나 아마추어 단체의 경기에서는 프로대회처럼 많은 경기인원을 충당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통 경기위원장 1명 또는 3명 내외를 초청하여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시합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위원에게 별로 물어보지 않는다
결국 내 방식대로 골프를 하면 되는 것이지 구태여 까다롭게 룰에 얽매여 골프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어느 선배 경기위원의 실담을 들어보자.
뉴질랜드에서 있었던 일로 시작된다.
어느 날 우연히 그 곳 원주민과 함께 동반 라운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시합도 아닌 일반 라운딩이라서 얼마든지 편하게 플레이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분은 기본적으로 룰에 대한 개념이 분명하게 정립 되어있다는 것을 직감하게 해 주었었다.
어느 홀에서 볼이 나무 밑에 위치하여 플레이하기에 몹시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그래서 그 분께 볼을 꺼내놓고 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 때 그 분은 단호하게 “노!” 라고 대답하며,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할 경우에 대한 룰을 선배에게 물어 왔었고 몹시 당황하였다고 한다.
조금 전에 했던 본인의 경솔한 행동에 대한 후회는 물론이거니와 바로 사과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배가 만나 본 외국인들의 골프 룰에 대한 개념은 우리나라 골퍼들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분명한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사실 경기위원을 오래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필자도 아마추어와의 라운딩 때 이러한 행동을 '운영의 묘'라는 핑계로 많은 우를 범한 적이 종종 있었던 게 사실이다. 부끄럽다.
핑계같지만 우리나라의 필드의 여건상 좀 그랬던 거 같았다.
각설하고, 아무튼 기본적인 룰과 매너를 지킴으로써 운영의 묘가 더 살아날 것이며 우리 모두가 모범을 보일 때 바람직한 선진골프문화가 조성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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