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교 학생, 책 속에 파묻힌 '캠퍼스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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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대학교 학생, 책 속에 파묻힌 '캠퍼스의 낭만'

도서관 방학 불구 빈자리 찾아보기 힘들어 공무원 준비로 서울 원정·해외봉사 등 '스펙 주력'

  • 승인 2014-07-06 16:19
  • 신문게재 2014-07-07 6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여름 방학요? 대학생들에게는 학기중보다 더욱 바쁘고 힘든 시기죠.”

6일 대전의 모 대학 도서관. 300여 석에 달하는 열람석에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방학 기간이고 게다가 휴일이지만 학생들은 저마다 펼쳐놓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헤드폰을 끼고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는 학생도 종종 눈에 띄었다.

발걸음 소리를 내는 것조차 미안하게 느껴질 만큼 분위기가 엄숙하기까지 했다. 책장 넘기는 소리만이 도서관 안의 정적을 주기적으로 깰 뿐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김 모(26)씨는 “졸업하기 전에 토익 점수를 높이려고 1년 동안 휴학을 했다”며 “이번 방학 중에는 반드시 내가 목표한 점수까지 올라야 하는 데 쉽지만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대가 지난달 말 기말고사 종료와 함께 일제히 방학에 돌입했다. 대학별 약간 차이는 있지만 8월 말까지 두 달여의 재충전 시기가 시작됐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대학생 처지에서는 방학이라고 해서 마냥 책을 놓고 놀 수만은 없다.

방학이 반드시 달갑지만 않은 이유다. 공무원 시험 준비와 어학 능력 향상에 주력하는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지역대 학생 가운데에는 방학 중 우리나라 '학원 1번지' 통하는 서울 노량진으로 원정을 떠나는 학생들도 종종 눈에 띈다.

방학 중 휴가를 포기해야 하고 두 달가량 서울에서 숙식과 학원비까지 감안하면 경제적 부담이 있지만, 자신의 미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지역대 학생들의 전언이다.

지역 국립대 2학년 황모(22·여)씨는 “요즘에는 저학년에서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서울의 유명 강사들의 방학 특강에는 서울 학생뿐만 아니라 지방대생도 많이 몰려 조금만 신청이 늦어도 자리가 없을 정도다”고 혀를 내둘렀다.

'스펙 쌓기'에 주력하는 학생도 많다. 해외 봉사활동이나 농활 등으로 경험을 쌓아 미래 취업 전선에서 자신을 어필하기 위함이다. 목원대 학생 19명은 이달 3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캄보디아로 출국, 교육, 보건의료 봉사는 물론 한류 문화 전파에 나서고 있다.

금강대 학생 30명도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12박 13일간 몽골로 해외 봉사활동을 떠났고 대전대 학생 42명은 14박 16일간 라오스에서 교육 및 노력 봉사를 마친 뒤 8일 귀국한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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