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사실상 대전시의 이 같은 조직개편 구상이 새롭고 혁신적인 것은 분명 아니다. 민선 5기 때인 지난해 6월 전국의 각 자치단체마다 '안전'을 화두로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대전시도 지난해 6월, 10국 52과 218담당에서 1과 4담당을 늘려 10국 53과 222담당으로 개편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가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편하면서 안전을 최우선시하자 대전시도 안전총괄과를 설치, 재난 대응 및 4대악 근절 업무 등 사회 안전관리 분야에 대한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충남도 또한 재난민방위과와 특사경을 합쳐 안전총괄과를 설치한 바 있다.
사실 정부 부처나 자치단체의 조직개편은 행정을 펼치는 기본 구조의 변화일 뿐이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진정한 위민행정을 창출하느냐 하는 것이다. 새롭게 신설된 조직이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부서일 경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에 대한 점검과 위험 요소의 제거방안 마련이 이들의 주된 업무이다. 아울러 국민들이 위험과 맞닥뜨렸을 때 얼마나 안전하게 국민들을 위험으로부터 구출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 또한 그들의 과제인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에서 나타났듯이 안전행정부의 실체는 빈 껍데기였다. 만약 엇비슷한 대형참사가 우리 지역 어딘가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해볼 때 세월호 참사와 다른, 발 빠른 구조상황을 보장할 수 있었겠는가. 사실 대전지역의 경우 완공된 지 오래된 대형건물이 적지 않다. 구도심의 대형 건물은 더더욱 그러하다. 이들 건물 상당수가 겉으로는 안전점검에서 지적사항이 없었는지 모르나 과연 그런 안전점검이 완벽했는가는 장담할 수 없다.
새롭게 출범한 대전시는 시민의 안전에 열과 성의를 갖고 업무 수행에 임해야 한다. 시스템 구축을 아무리 새롭게 개편한다고 하더라도 시민 안전에 대한 공무원들의 사명감을 새롭게 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가 먼저 되짚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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