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난 뒤 인수위 활동이 한 달 동안이나 진행됐음에도 설 교육감의 큰 그림만 있을 뿐 이를 뒷받침할 계획이 전무, 언제쯤 본궤도에 오를지 가늠키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타 시·도 교육청이 이와 관련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설 교육감은 3일 대전교육청 기자실을 찾아 “대전형 혁신학교는 기존 교육방향을 바꿔 학생 창의성을 길러줘야 한다”며 “일단 3개 정도 만들 생각인데 향후 추진기획단을 꾸려 세부 사항을 논의하겠다”고 자신이 생각 중인 혁신학교 구상을 밝혔다. 구체적인 추진 일정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혁신학교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큰 화두였다. 기존 경쟁 교육의 틀에 염증을 느낀 학부모들의 기대심리가 커 시·도 교육감 후보들이 앞다퉈 공약을 내걸었으며 설 교육감도 이에 동참했다.
대전교육감으로 당선된 이후 당선자 시절에도 대전형 혁신학교 설립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추진기획단 구성 시기와 규모도 정해지지 않는 등 이 사업이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전형 혁신학교가 과연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교육과정 구성이 어떻게 될지는 예상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선 공무원들도 “아직 교육감 지시가 없었고 어느 부서에서 중점 추진할 지도 모르겠다”고 대전형 혁신학교가 구체화 된 것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는 새 교육감 인수위 또는 취임 직후 이 사업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타 시·도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세종형 혁신학교 추진을 위한 교원연수 운영 계획서'를 결재하는 것으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방학 전 학교별 연수를 하고 여름방학 기간 중 집중심화 과정 연수, 혁신학교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바 있는 서울, 경기권 교사 초청 강연 등 구체적인 스케줄이 짜여 있다.
김병우 충북교육감도 인수위 시절 기존 학교체제를 수업 생활지도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충북형 혁신학교 구상을 밝혔고 이를 위해 3~4명의 혁신학교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설 교육감은 이날 공립 대안학교와 관련 “학교 부적응 학생과 예체능계열에 끼가 있는 학생들의 심화학습 등 두 가지 방향으로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기존 건물 개조보다 특성에 맞춘 신축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빨간불이 켜진 재정상황과 관련해서는 “대전시로부터 아직 받지 못한 비법정전입금을 요청하는 등 다각도의 예산확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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