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봉사' 왼손이 하는 일 온 몸이 알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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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서 태어나 KT입사… 투철한 회사사랑으로 근무 수많은 단체 후원회원 활동… 재능기부에도 앞장

  • 승인 2014-07-03 14:15
  • 신문게재 2014-07-04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피플] 백은기 국제휴먼클럽 총재

국제휴먼클럽 백은기 총재가 예비사회적 기업 '휴먼월드'를 설립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휴먼월드는 대덕구 대전로 1088번길(옛 오정동)에 위치한 관광여행과 유통(기념품ㆍ생필품) 전문회사다. 넉넉하고 푸근한 마음으로 평생동안 봉사활동에 앞장서온 백은기 총재를 만나 구수한 인정이 흐르는 삶의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어린시절과 학창시절

백은기 총재는 55년 논산군 연무읍 신화리에서 태어나 황북초와 연무중, 연무대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성적도 우수한데다 활달한 성품에 리더십도 뛰어나 친구들로부터 인기가 많아 고등학교 2학년때 총학생회장에 당선됐지만 고등학생들의 극장관람 불가이던 그 시절 친구들과 김희라쇼를 보러 갔다가 친구들을 대표해 정학을 당한 아픔도 있다. “비록 일주일간이었지만 교무실에서 계속 반성문을 써야했을때는 정말 괴롭고 슬펐습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요(하하하).”

백 총재는 전교 1등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정형편상 대학 진학대신 총무처 공무원 5급 을류 시험에 합격해 신규자 교육을 받고 홍성에 발령받았다. 직장생활하면서 야간에는 혜전대 행정학과를 다녔고, 그 뒤 청운대 중국학과에 편입해 졸업했다.

▲KT 시절- 평생 직장에 올인하다

한국전기통신공사(한국통신)가 정부투자기관에서 KT로 민영화되던 2005년 노사관계가 복잡하던 이 시절 백은기 총재는 KT 충남본부 노사협력팀장을 지냈다.

“회사 없는 노조는 있을 수 없지만 노조 없는 회사는 있을 수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노조를 수레의 한 바퀴로 인정하고 협상하고자 하죠. 노조는 회사 성장의 파트너로서 직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회사가 없어도 된다는 식의 극단적인 논리는 맞지 않죠. 회사를 먼저 생각하고 조합원들의 권익도 존중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노조에서 계속 회사로부터 받아낼 생각만 하면 공멸합니다. 노조위원장과 대화로 소통하고, 회사가 배려하고 한발 물러서서 같이 협조해주고, 대화와 대결, 갈등과 봉합의 연속이 사이클처럼 이어졌죠. 어떤 의제가 발생할때마다 노사측 입장이 서로 틀려 갈등을 빚게 되면 회사 입장에서 정확하게 전달해주고자 노력했습니다. 노조 간부와 노조위원에게 전달하고, 설득하고, 진정성의 노력을 보여준 시기였습니다. 이후 KT 안양지사 호계지점장을 1년간 역임하고 서울대 경영대학원 KT-MBA 제10기생으로 다녀오게 됐습니다. 전국 KT의 부장급, 상무급 중에서 한 반을 만들어 1년간 이수하는 과정이었는데 졸업한 이후에도 서로 업무 협조가 잘 되니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 전공학문뿐만이 아니고 기초인문학과 마케팅, 재무, 회계 등 경영에 직접적으로 도움되는 학문을 섭렵하니 경영진으로서 큰 도움이 되는 과정이었죠. 장차관급들과 기업 오너들의 특강을 들으며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월급을 받으면서도 1년간 전일제 수업을 받던 이 프로그램은 독일, 영국, 프랑스, 스위스, 중국, 상해 등 발전하는 세계의 도시들을 둘러보는 해외연수를 포함해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금도 25명의 연수 동기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을 정도로 평생 잊지 못할 유익한 교육시간으로 기억됩니다.”

▲KT에 대한 애사심으로 승승장구해 계열사 사장으로 정년 맞기까지

“KT라는 제 회사에 충성을 다해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애사심이 투철했죠. 그때당시 전 정말 KT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만 생각하고 휴일근무와 야간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회사를 사랑하는 정신 하나만으로 무조건 열심히 일했습니다. 제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죠. 젊은 친구들은 그런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가 있어야 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정신들이 모여 지역사회와 국가가 발전합니다. 회사가 나에게 버팀목이 되고 울타리가 됩니다. 나만 생각하고 회사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생각은 곤란합니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할 때면 열정과 비전, 리더십, 포용력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면서 학생들의 강의태도와 수강태도에 대해서부터 말해줍니다.”

영업을 장려하고 우대하던 당시에 KT 대전영업국장으로 발령받은 백 총재는 대전지국과 서대전지국, 둔산지국을 관할했다. 이후 KT 홍성지사장으로 부임해 서산, 당진, 보령, 서천, 부여, 예산 등 서해안 일대를 담당하는 지사장으로 있다가 KT 충남본부 경영지원담당 상무를 거쳐 KT 충남마케팅단장(본부장)을 역임하고, (주)ITS 중부 대표이사 사장을 끝으로 2012년 8월 정년을 맞았다.

▲왕성한 사회봉사활동의 주역

백은기 총재는 올해로 7년째 전국실버댄스경연대회 대회장을 맡고 있다. 60세 이상 노인들이 중구 평생학습관에서 매년 9월이면 부채춤, 전통무용, 체조, 댄스, 풍물, 매스게임, 소고 등 다양한 장르의 장기를 선보이는 자리다. 노인들이 1년 내내 동네 마을회관에서 연습한 것을 보여주고 평가받는 이 대회는 노인들의 여가선용 기회가 될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은 프로그램이다.

백 총재는 “80, 90세가 되신 어르신들이 즐겨 참여하시는 이 대회를 후원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백 총재는 대전사랑시민협의회 이사와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 이사, 사단법인 한국걷기운동본부 고문, 월간시사저널 청풍 편집위원, 나라사랑위원회 위원장,국립한밭대 대외협력위원회 위원, 국립한밭대 영어과 산학협력위원, 최숙자경기민요연구원 단장 등 수많은 단체에서 후원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사회를 따뜻하고 훈훈하게 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둥글둥글 모나지 않고 원만한 성격에 리더십 뛰어난 그는 국립한밭대산업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총동창회장과 혜전대 총동창회장, 연무대 공고 총동문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중이고, 내후년엔 회장을 맡게 된다.

▲국제휴먼클럽 총재가 되기까지

국제휴먼클럽 설립자인 고 이정운 총재 별세 후 한숭동 전 총재가 1년을 역임하고 출마를 위해 사임, 운영위원이던 백은기 총재가 회원들의 만장일치 추대로 총재를 맡게 됐다. 2003년 설립된 국제휴먼클럽은 300여명의 회원이 활동중이다. 이정운 총재의 권유로 국제휴먼클럽에 가입한 백 총재는 그 이전에도 '음성꽃동네'와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사랑밭회', KT 퇴직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다녔던 복지시설 '믿음의 집' 등에 성금을 보내고 후원하는 일들을 해왔다. 백 총재는 KT에 근무할 당시에도 동구 오동 연광원에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사랑나눔 기금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백 총재는 이때 당시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불리던 IT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재능기부에도 앞장서왔다. 백 총재는 “국제휴먼클럽 총재가 된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고 값지고 소중한 부분”이라며 “더 풍요롭게 봉사하고 나누고 베풀지 못해 아쉽지만 국제적인 사업으로 러시아 고려인 동포 돕기를 위한 고려인문화대축제를 매년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민간외교사절로서 대단히 값지고 의미있는 일이라서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백 총재는 “러시아 동포들은 독립군 후손이거나 일제때 강제 징집자들의 후손들인데 1세대는 다 돌아가시고 이제 2, 3세대만 남아있다”며 “엄밀히 따지면 국가가 책임질 부분이고, 국가가 보상해야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총재는 “러시아는 사회주의국가이고 친북 성향의 동포들이 더 많지만 국제휴먼클럽이 매년 고려인동포돕기 문화대축제를 통해 남한 체제가 더 우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러시아정부 관계자와 만나 행사와 리셉션을 하면서 한국과의 유대관계가 좀더 강화되고 친밀해지는 측면이 많다”며 “그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 평화적인 남북통일 기반 구축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백 총재는 “연 7000여만원이 들어가는 이 행사는 고 이정운 전 총재님의 강력한 유지이기도 하고 국제휴먼클럽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국제적인 봉사활동이라는 특이한 패러다임의 활동이라서 힘들어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휴먼클럽은 매년 11월말에서 12월 초 사이에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송년의 밤도 갖는다. 명절때 따뜻한 겨울을 나기 바라는 어려운 이웃들을 초청해 성금을 전달하고, 식사를 제공하고, 공연을 보여드리는 프로그램이다. 백 총재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말씀이 있지만 가끔은 회원들에게 피부로 직접 와닿게 느끼는 봉사활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악설보다 성선설에 공감한다”며 “누구나 다 착한 마음을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총재는 “분기에 한번씩 노인요양시설인 실버랜드에 가서 어르신들의 생신잔치를 해드리는데 복도에 써있는 글귀인 '마지막 입는 옷에는 주머니가 없네'라는 말을 되새긴다”며 “공수레공수거인 인생인데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마음의 문을 열고 손바닥을 펴고 빈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콩나물 이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콩나물에 물을 부으면 술술 다 빠져나가지만 콩나물은 쑥쑥 자라는 것처럼 치열한 경쟁관계에서 이기기 위해 살아도 봉사활동을 통해 사랑과 봉사, 나눔, 베품과 같은 싹이 잠재의식속에서 커간다고 본다”며 “인간적인 욕심이 있을 수 있지만 신앙생활처럼 사랑과 베품과 나눔의 정신이 옮겨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

▲예비사회적기업 휴먼월드 대표이사 사장

백 총재는 “요즘은 봉사의 패러다임도 많이 바뀌어 노력 봉사와 재능 기부도 한계가 있다”며 “봉사를 받는 클라이언트인 수요자들은 경제적 측면의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만든 것이 바로 '휴먼'이라는 인간존중 정신을 바탕에 둔 예비사회적 기업 '휴먼월드'이다.

경제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로 얻는 이득을 통해 국제휴먼클럽의 봉사활동에 기여하도록 하자는게 취지다.

백 총재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을 위해서, 사람답게 활동하는 기업이 되자는 측면에서 '휴먼월드'로 기업명을 정하고 지난해 7월 설립 이후 국내외 관광여행과 각종 기념품과 선물, 생활필수품을 다루는 유통업을 시작했다. 여행사를 통해 해외유학과 연수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오정동 434-10번지, 대덕구 대전로에 위치한 휴먼월드는 현재 직원 6명으로 출발한 작은 기업이지만 이익의 3분의 2 이상은 사회적 목적에 재투자하겠다는 목적 의식으로 출발한 만큼 각종 사회 서비스도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해엔 아동복지시설에 김치냉장고를 사줬고, 사회복지시설 어르신들에게 생신잔치비도 후원했다.

백 총재는 “영리기업과 비영리법인의 중간형태가 예비사회적 기업”이라며 “수익을 창출해 좋은 일을 하고 사회서비스를 하는 사회적기업은 국가에서 직원들의 인건비와 4대 보험과 세제혜택과 경영지원, 사업 개발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 총재는 “봉사의 개념 중 가장 중요한게 바로 일자리 제공”이라며 “취약계층 누구든 경제적으로나 재능 기부로 하나의 일자리를 제공받으면 스스로 일해서 보람을 찾을 수 있어 가장 의미있는 봉사”라고 말했다.

휴먼월드 회사의 비전은 '진정한 사회적 기업'이라고 소개한 백 총재는 “3년간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원이 끝나도 영구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남고 싶다”며 “배분가능한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청이 운영하는 '워크넷' 구인구직사이트에 연결해 면접 인터뷰해서 최근 직원 3명을 채용했다는 백 총재는 “수익창출을 통해 직원들에게 풍족하게 임금을 지급하고 설비 투자 자본 부담 없는 유통업과 여행업을 통해 이웃을 돕는 착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카탈로그를 만들고, 휴먼월드를 본격 가동하게 된 백 총재는 “국제휴먼클럽의 기본 정신이념은 나와 자연이 하나임을 알고 이웃과 자연을 내몸같이 사랑하고 존중하는 정신”이라며 “휴먼월드가 국제휴먼클럽의 기본 정신 이념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좌우명은 '인사'와 '海讓水'(해불양수)

국제휴먼클럽이 창립된 지 4반세기가 흘렀고 6대 총재를 맡아 불철주야 노력중인 백 총재는 좌우명이 '인사'다. 백 총재는 “사람으로서 사람이 해야 될 도리를 다한다는 뜻”이라며 “이 세상에 독불장군은 존재하기 힘들기 때문에 서로 공존하고 나누는 삶을 잘하는 것이 인사”라고 했다.

그는 또 '海讓水'(해불양수)를 강조했다.

백 총재는 “바다는 빗물, 수돗물, 하수돗물 등 어떤 물이든 사양하지 않고 다 받아들여 자체적으로 정화시켜 물고기가 살게 한다”며 “모름지기 위정자와 지도자들은 포용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포용해서 교화시키고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만드는게 지도자의 몫임을 알기에 그대로 실천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백은기 총재는…

▲55년 논산시 연무읍 안심리 출생, 황북초, 연무중, 연무대공고, 혜전대, 청운대 졸업.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KT-MBA(제10기) 이수. 충남대학교 평화안보대학원 최고과정(제3기) 수료, 국립한밭대학교 산업대학원 최고과정(제15기) 수료, 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 최고과정(제13기) 수료.

▲KT 충남본부 노사협력팀장, KT 안양지사 호계지점장, KT 대전영업국장, KT 홍성지사장,KT 충남본부 경영지원담당(상무), KT 충남마케팅단장(본부장), ㈜ITS중부 대표이사/사장 역임. 현재 ㈜휴먼월드(예비 사회적기업) 대표이사/사장

▲국립한밭대학교산업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총동창회장(제10대), 혜전대학교 총동창회장(제6대), 연무대공업고등학교 총동문회 수석부회장(현), 사단법인 국제휴먼클럽 총재(현), 대전사랑시민협의회 이사(현),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 이사(전),나라사랑위원회 위원장(현), 월간시사저널 청풍 편집위원(현), 사단법인 한국걷기운동본부 고문(현), 국립한밭대학교 대외협력위원회 위원(현), 국립한밭대학교 영어과 산학협력위원(현), 전국실버댄스경연대회 대회장(2~6회). 최숙자경기민요연구원 단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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