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청사와 충남도교육청ㆍ충남지방경찰청이 이전한 내포신도시는 지난해 1월 2일, 오는 2020년까지 인구 10만명의 명품도시를 목표로 첫 발을 내디뎠다. 행정구역상 홍성군과 예산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내포신도시는 앞으로 충남을 대표하는 최첨단 도시로 개발될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여느 신도시처럼 그저 그런 신도시가 아닌 누구나 살고 싶은 명품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포신도시만의 특색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민들은 높은 빌딩이 빼곡하게 들어선 빌딩 숲을 살기 좋은 도시로 꼽았지만 최근 '힐링'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도시에서도 충분히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편안한 곳을 원하는 추세다. 이에 전세계에서 녹색도시로 인정받고 있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살펴 내포신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지난해 출범한 내포신도시 전경. 충남도 제공 |
충남도청은 지난 1932년 10월 1일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 한 이후 80년 만에 대전시대를 마감하고, 지난해 도민들의 품에서 새로운 100년의 시작을 알렸다.
'내포'는 서해바다에 인접한 충남 서북부 지역을 일컫는 말로, 도는 대전시대를 마감함과 동시에 환황해권의 중심으로 우뚝 서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2년 7월 1일 정부직할 특별자치시로 출범한 세종시에 밀려 주목 받지 못하면서 최근에는 당초 계획했던 중장기개발계획 마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입주민들의 편의와 직결된 대형마트, 종합병원 등 시설 유치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로 2020년까지 인구 10만명의 명품도시는 불가능 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내포신도시 어떻게 개발되나=내포신도시의 총 개발면적은 995만1729㎡로 조성단계(2008~2013년), 발전단계(2014~2015년), 정착단계(2016~2020년) 등 3단계에 걸쳐 개발된다. 개발계획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행정타운 집중개발 및 교육, 문화 등 공공편익시설을 공급하는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조기정착 유도 및 자족기능 활성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3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2016년부터 마무리되는 2020년까지는 산업단지 유치 및 체육시설 조성, 인구유입에 따른 주거용지 개발, 자족기능 활성화를 위한 산업용지 개발 등 신도시 활성화를 촉진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개발방향 및 특성화 계획=내포신도시는 충남 지역의 상생발전과 지역통합에 의한 공동번영을 실현하기 위한 로하스(LOHAS)형 신도시로 개발된다.
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란 건강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을 의미하며, 공동체의 환경과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려하는 '사회적 웰빙'이라는 관점에서 지역주민의 전체적인 삶의 질을 높여주는 신개념적인 접근방법이다. 이를 위해 도는 도시건설의 기반이 되는 생태도시, 안전도시, 유-시티(U-city)의 개념을 중심으로 도시의 주요 성격 및 기능을 담아내는 트라이앵글 시티(Triangle City) 즉, 첨단산업도시ㆍ통합형 행정도시ㆍ건강복지도시 등 3가지를 주요 개발방향으로 설정했다.
자연이 살아 숨쉬고 에너지가 되는 에코-그린 시티(Eco-Green City)는 △녹지율 50% 이상 자연지형에 순응하는 도시 조성 △자연이 에너지가 되는 '신재생에너지도시' 조성, 에너지 절약형 청사 조성 △자전거이용이 자유로운 '자전거천국도시' 조성 등을 담고 있다.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휴먼 시티(Human City)는 △전봇대와 담장, 쓰레기 등이 없는 쾌적한 도시환경을 창출하는 5無 도시 △감각적이고 세련된 공공디자인도시 △지역정체성이 살아 숨쉬는 창조도시 △국내 최고의 교육경쟁력을 확보하는 교육특화도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안전도시 조성 등이다.
▲외면 받고 있는 내포신도시=거창한 개발계획과 달리 내포신도시는 도청을 비롯한 도교육청, 충남지방경찰청 등 행정기관 직원들 조차 이주를 꺼리면서 2020년까지 인구 10만명의 명품도시가 불가능 하다는 판단에 기존 중장기개발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실제 직원들 대부분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ㆍ퇴근 하는 실정이며, 이주를 한 일부 직원도 자녀의 교육문제와 배우자의 직장 문제로 평일에만 거주하다가 쉬는 날이면 다시 대전으로 가는 것이 현실이다.
도는 올해 극동스타클래스와 효성더루벤스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고 통근버스 운행이 중단되면 도시는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통근버스가 중단돼도 일부 직원들은 사비를 들여서라도 출ㆍ퇴근을 지속할 계획이며, 이미 대전에 터를 잡은 직원들은 완전 이주 보다는 힘들더라도 원룸에서 생활하는 것을 선호하는 등 내포신도시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주가 불가피한 공무원들을 제외하면 타 시ㆍ도에서 내포신도시로 이주할 만한 메리트가 없는 것도 도의 야심찬 계획과 달리 외면받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왜 관심을 못 받고 있나=어느 지역이든 신도시가 조성되면 큰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포신도시는 도청, 도교육청, 충남지방경찰청 등 도 단위 3대 기관이 이전하면서 조성된 신도시임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도 단위 3대 기관의 이전과 수도권으로의 접근이 편리하다는 이점에도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는 앞서 행정중심 복합도시인 세종시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내포신도시 보다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총 36개의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이 이전한다는 이점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또 가까운 곳에 대전시가 위치해 신도시 개발 초기 입주민들의 불편함을 크게 덜어줬다.
그러나 내포신도시는 인근에 홍성과 예산이 있지만 대전과 비교해 물가가 높고 편의시설 등이 매우 부족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신도시 조성 당시 토지 보상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아파트 분양가가 높아졌고, 이로 인해 일부 직원들은 대전에 있는 아파트를 팔아도 일정 부분 대출을 받아야 하는 현실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도는 내포신도시 조기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 종합병원, 대학 등 시설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태로, 전국 어디에도 없는 내포신도시만의 특색을 갖추지 않는 한 명품도시로 발전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본 기획취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지원사업' 기금을 지원받아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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