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석 경제부장ㆍ세종본부장(부국장) |
하지만, 단체장과 교육감이 바뀐 자치단체와 교육청 등 관가 분위기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단체장 취임에 앞서 일부 자치단체 공무원은 명예퇴직을 신청하거나 일찍이 퇴직한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퇴직을 준비했던 공무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줄을 잘 선 덕(?)에 승진후보자가 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학연 지연 혈연에다 보은성, 계보ㆍ계파별 코드인사 얘기가 나오면서 공직사회는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여기에 살생부에 물갈이 설까지 나돌면서 관련 공무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지방선거 후 공직사회에서 볼 수 있는 고질적인 '선거 후유증'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6ㆍ4 지방선거가 끝난 지도 한 달 가까이 됐다. 과거에 비해 줄기는 했지만, 예나 다름없이 이번 선거에서도 알게 모르게 줄서기했던 일부 공직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방자치시대 줄서기는 우리 공직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병폐다.
요즘 우리사회가 세대 차이, 사고 차이, 이념 차이 등으로 반목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사분오열 양상을 보이면서 대통합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합이야말로 흩어진 민심을 한데로 모으는 원동력이 될 수 있어서다.
새롭게 취임한 민선 단체장과 교육감은 분열된 공직사회를 대통합으로 묶는 관용의 인사 탕평책을 펴야 한다. 공직사회는 공복이다. 선거과정서 불거졌던 사사로운 감정 때문에 공직사회가 과거와 같이 반목과 갈등의 전철을 밟는다면 시ㆍ도민에게 아무런 득이 될 게 없다.
탕평책은 조선 후기 영조ㆍ정조 때의 불편부당(不偏不黨)의 정책으로 당쟁을 없애고 정치세력 사이의 균형을 꾀하여 왕권을 신장시키고자 실시했다고 한다. 탕평이란 서경(書經) 홍범구주(洪範九疇)에 대한 설명 가운데 '무편무당 왕도탕탕 무당무편 왕도평평(無偏無黨 王道蕩蕩 無黨無偏 王道平平)'이라 한 말에서 나온 것으로, 어느 편에도 치우침이 없는 대공지정(大公至正)의 경지 즉, 황극(皇極)에 이른 것을 뜻한다.
또, 삼국지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인사 스타일을 보면 조조는 지혜, 손권은 정, 유비는 의리, 제갈량은 법으로 사람을 썼다고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는 지도자의 최대 덕목이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귀가 아프게 들었다. 인사는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어렵다.
공직사회의 인사권은 단체장에 있다. 그런 만큼 공직자들은 단체장을 뜻을 거스르지 못한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1일 취임식 후 기자실에 들러 '희망 인사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이 희망부서를 1, 2, 3순위로 써내면 국장들이 희망 공무원을 선택하는 제도로, 참신하고 획기적인 인사 시스템으로 보여진다. 이 시장은 이 제도가 정착되면 자연히 인사청탁도 사라지고, 일하는 조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시를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오랜 경기침체로 지역경제가 갈수록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자영업자, 기업인, 서민 등 누구 할 것 없이 살 맛이 안난다고들 한다. 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참사란 악재까지 겹쳐 지역경제는 물론 나라경제가 도탄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민선 6기 새롭게 취임한 민선 단체장들은 이제 지역경제를 걱정해야 한다. 그러려면 화해의 탕평인사로 공직내부의 반목과 갈등을 일소하고 대통합을 이끌어 내 지역경제 살리기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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