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결과를 놓고도 대학들은 특성화 사업 선정을 대학 정원 감축과 거의 동의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탈락한 대학, 소수의 사업단이 선정된 대학별로 희비의 폭이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원 감축 및 학과 통폐합이 사업 선정 기준에서 지나치게 강조된 측면이 있었다. 대학 '자율'로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다시 말해 대학 정원 감축은 사업 유치의 최대 관건이었다. 실제 195개 4년제 대학 중 160개 대학이 도전장을 낸 이번 사업단 선정에서 이런 기준이 비중 있게 고려됐다. 문제는 앞으로다. 특히 지방대는 2017년까지 입학정원이 평균 8.7% 줄어드는 동안 수도권대학은 3.7% 줄인다. 일부 우려대로 지방대가 대학 구조 개혁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
비록 구조개혁이 전제되긴 했지만 특성화를 제대로 할지 의문부터 품고 시작할 사업은 아니다. 충청권 대학만 해도 올해 권역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585억여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사업의 안정적 정착으로 대학 체질 개선을 유도하고 특성화 기반 조성을 통한 안정적 성과 확산에 힘써야 할 것이다.
사업 선정 결과에 따라 학과별 위상은 달라질 것 같다. 우선 특성화 사업에 포함됐을 경우, 정원감축 비율을 소폭 낮출 것으로도 예상할 수 있다. 대학 구조개혁을 피할 수 없다면 공정하게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그렇다고 감축 목표에 집착해 대학 교육의 경쟁력 향상에 대한 고민이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특성화 사업 발표는 곧 대학 구조개혁 본격화를 의미한다. 구조개혁의 바통은 이제 대학 주체로 넘어간 셈이다. 이 과정에서 후폭풍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원 감축을 앞세우다 보니 대학 내부가 분규에 빠져들 수도 있다. 충남대, 건양대처럼 많은 사업단이 선정된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특성화 사업 선정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신에 특성화 사업 기반은 극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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