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화재가 발생한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곳곳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 사진은 10분만에 주운 담배꽁초. |
밀폐된 경매장 건물에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지만, LPG통부터 석유난로까지 없는 게 없었다.
30일 찾은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은 전날 겪은 화재에 아랑곳없이 곳곳에 화재요소가 방치되고 있었다. 노은도매시장 중 방문자가 가장 많이 찾는 청과물동(3만4475㎡)에는 200여명의 중도매인 점포 자체가 화재에 취약한 상태다. 중도매인이 과일 등을 진열해 판매하는 점포는 불이 쉽게 붙는 강화플라스틱으로 지붕을 만들었고, 그 아래 비닐천막으로 벽을 만든 비닐집이었다.
이같은 형태의 비닐점포는 청과물동 건물 내에 중도매인 수만큼 움집처럼 서로 모여 있고, 점포 사이 거리는 1m도 되지 않는다.
또 이같은 점포 안에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가스버너나 전기히터, 전자레인지 또는 전기장판까지 다양한 전기제품들이 콘센트에 연결돼 있었고 일부 점포는 LPG통까지 곁에 둔 실정이다.
도매시장에서 만난 청과물 중도매인 김모씨는 “경매장 건물이 워낙 크고 천장도 높아 겨울엔 더 춥고 여름엔 더 더워, 각자 비닐천막으로 작은 점포를 만들 수 밖에 없었다”며 “지난 겨울에도 전기콘센트에서 불꽃이 일어 종이상자를 태우고 꺼진 일이 있어 다들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내 중도매인점포가 비닐천막으로 모여있다. |
또 도매시장 청과물시장 바닥에서 담배꽁초를 주운 지 10분만에 종이컵 하나를 가득 채울 수 있었고, 점포 내에서도 흡연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었다.
노은도매시장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화재 경험을 계기 삼아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조합장을 중심으로 도매시장 내 화재요소 정비를 유도하고 개선되지 않을 때 지도점검에 나서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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