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방문이 예정돼 있어 관광업계에서는 '8월의 크리스마스'와 같은 기적같은 선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교황 일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전과 충남을 휴가지로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해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국민 1274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7%가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2.9%는 국내 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 여행지는 강원이 29.3%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으며 경남이 13.6%, 전남 12.2% 순으로 기록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 여객선을 꺼려하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제주는 지난해 보다 3.7%p 감소한 5.9%를 차지했다. 충남은 지난해보다 0.4%p증가한 7.9%를 차지했지만 도 단위 가운데 제주를 제외한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전을 휴가지로 계획한 국민은 응답자의 0.3%에 불과했다. 대전은 전년도보다 0.1%p감소하며 울산과 함께 전국 최하위 휴가지로 꼽혔다. 대전을 비롯해 대구ㆍ인천(0.5%), 광주(0.9%) 등 일반적으로 대도시가 휴가지로 큰 메리트는 없지만 올해 교황이 방문하는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전과 충남의 이 같은 결과는 교황특수가 지역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대전과 충남이 관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은 교황 방문을 기념할 만한 이렇다할 관광 콘텐츠가 전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충남이 천주교 성지를 이은 순례길 개발을 계획하고 있지만 교황 방문 후 장기계획에 머물러 있는 상황인데다 8월 15일 대전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예정돼 있는 대전의 경우 9일과 10일 ‘견우직녀 축제’ 한 개만 예정돼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대전이 휴가지로서 큰 메리트가 있는 지역은 아니지만 이번 교황 방문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부족한 것도 한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교황이 ‘세계청년대회’가 열린 브라질을 방문했을 당시 경제효과는 12억헤알(약 5500억원)로 추산된 바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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