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재식 대전경찰청 교통안전계장 |
그러나 보행사고 사망자 25명 중 20명이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로 보행사고 사망자의 80%에 이른다. 특히, 노인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가 12명에 달해,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대전경찰은 올해 초부터 지역 내 무질서를 근절하기 위해 교통ㆍ생활 무질서 바로잡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으능정이 거리, 타임월드 주변 등 고질적인 무질서 만연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정화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무질서 바로잡기 일환으로 지난해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 지역 중심으로 홍보 및 단속활동 또한 강화하고 있다. 단속활동보다는 계도를 통해 시민들이 스스로 체감ㆍ실천할 수 있는 '자발적 교통문화질서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무관심 속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는 늘어만 가고 있다.
시민과 관공서 그리고 경찰이 함께 노력한 결과 지난해 교통사고 및 교통사고사망자 발생율이 전국에서 가장 크게 줄어 대통령표창까지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대전의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 사망사고 점유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시민 안전을 물론 '선진교통문화 정착도시 대전'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분명 무단횡단 근절을 위해 대전경찰이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현장 중심의 계도 및 단속활동에서 벗어나, 대전시민이 지금의 상황을 보다 정확히 인식하고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경찰 역시 보다 체계적인 활동으로의 전환을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하반기 교통 분야 중점 업무추진 방향으로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 근절을 위해 무단횡단 다발지역을 중심으로 한 계도ㆍ단속 활동을 강화할 구상이다. 또 지자체와의 협업체제 구축을 통한 무단횡단 근절을 위한 공동 노력, 범시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홍보활동도 강화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단횡단은 교통사고로 이어진다는 대전시민의 인식 전환과 함께 실천해야 한다는 의지 결집이다.
현실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무단횡단 근절을 위해 적극 참여함으로써 법질서가 확립된 '교통선진문화 도시 대전'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시민의 의지가 한데 모아져야만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단속활동이 이뤄질 때만 반짝 참여의지를 높일 뿐,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때마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예전의 악습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선, 나 먼저 실천이 중요하다. 사소한 방심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옛말을 항상 염두에 두고, 조금은 귀찮을 수도 있지만 돌아갈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더불어, 주위의 동참이 어우러져 무단횡단자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들로 인해 위반자 스스로가 행위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 결과, 대전시민의 실천 하나 하나가 모이고, 대전경찰 및 지자체, 유관기관 등의 노력이 합치될 때 비로소 우리가 바라는 무단횡단 사망사고 제로화도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현재 일시적인 이벤트성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무단횡단 근절 문화 정착의 출발점에 다시 서 있다. 따라서 적어도 대전에서만큼은 무단횡단으로 인한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 한번 대전 시민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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