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사복싱클럽 회원들이 오후 연습을 마치고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
70~80년대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스포츠 하면 복싱을 빼놓을 수 없다. 헝그리 정신의 상징적인 스포츠였던 복싱은 가난한 삶을 역전할 수 있는 탈출구로 인식되면서 사기 충만한 젊은이들을 체육관으로 불러 모았다.
세월이 지난 현재 복싱체육관의 모습은 많이 변했다. 링과 샌드백이 전부였던 체육관에는 러닝머신을 비롯해 다양한 헬스기구가 비치되어 있었고, 헤드기어와 글러브 복싱화 등 복싱용품들도 보기 좋게 정리돼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남성들만의 공간으로 인식됐던 복싱 체육관에 여성들이 진출하게된 것이다. 기자가 찾은 '선사복싱클럽'도 2~3명의 여성 회원들이 남성 회원과 섞여 훈련하고 있었다. 이태호 관장(선사복싱클럽)은 “최근 배우 이시영의 사례가 소개 되면서 여성회원들의 숫자도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며 “복싱에 있어 남녀 간의 신체조건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복싱2년차에 접어든 이선경(26)씨는 선사복싱클럽을 대표하는 여성복서다. 지난해 생활체육대회에서 금메달2개 은메달2개를 수상했으며 오는 10월에 열리는 생활체육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 중에 있다.
김씨는 “체중실어서 주먹을 날리는 운동이다 보니 다이어트는 자연스럽게 되고 있다”며 “군살 하나 없이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는데 복싱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여름 함께 복싱을 시작한 최수혁(25)씨와 김동균(21)씨는 스파링 상대가 되어 주면서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취재 당일에도 2라운드 스파링을 마치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동생인 김씨는 “신체 조건이 최 씨에 비해 좋고 체중도 많이 나가지만 정확하게 들어오는 펀치에는 당해내지 못하겠다”며 “형을 먼저 이겨보는 것이 생활체육대회 우승 보다 우선” 이라고 말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복싱을 시작한 최씨는 70kg이었던 체중을 60kg 초반까지 감량했다. 그는 “복싱이라는 운동을 단순한 '주먹대결'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은 것 같다”며 “동료와의 스파링 에서도 예의와 배려를 가장 중요시하는 신사의 스포츠가 복싱”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호 관장은 “ 헝그리 정신의 상징이었던 과거의 복싱에서 벗어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 복싱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복싱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부담 같지 말고 체육관 문을 두드려 달라”고 말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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