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숙원사업인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 연결도로 개설사업 추진이 환경단체의 반대로 또다시 겉돌고 있다.
방우리 주민들은 “충남도민으로 살 최소한의 권리로 길을 열어 주지 않을 거면 차라리 전북으로 편입시켜 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환경단체는 '환경' 논리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는 충남도 최남단에 위치한 자그마한 마을이다. 인구는 고작 26가구 50여명 정도. 행정구역상 분명한 충남도 금산군에 속해 있지만 이곳 주민들의 삶은 충청도민과 거리가 멀다.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충남도에서 유일하게 관할 행정구역과 소통하는 연결도로가 개설되지 않은 지역이다. 전화번호 조차 063의 전북지역 번호를 사용한다. 거리상 7㎞에 불과한 금산에 일을 보러 오려면 전북 무주로 37㎞ 먼 길을 돌아와야 한다. 부리면 방우리 연결도로 개설사업은 주민 90%가 찬성하고 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400년 숙원사업이다.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환경단체의 반대 때문이다. 충남도와 금산군은 2010년 4대강 금강살리기사업에 이 사업을 포함시켜 23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하지만 첫 삽도 뜨기 전에 환경단체의 반대로 백지화 됐다. 이후 충남도는 방우리 종합발전계획을 수립, 12개 단위산업 272억원을 투입하는 사업계획을 추진했다.
이와는 별도로 금산군은 2012년 농식품부의 적벽강권역사업에 선정돼 32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중 18억원은 잠수교 등 5개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초 금산군을 방문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역 지도자와의 대화에서 연결도로 건의에 대해 사업추진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군은 올해 3억원을 포함 2019년까지 90억원(도비 50%, 군비 50%)을 투입할 계획으로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계획은 또다시 환경단체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난항을 겪고 있는 사업추진은 충남도의 환경단체 눈치보기 행정이 자리잡고 있다는 시각이 짙다. 충남도는 사업추진에 앞서 행정, 시민,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지역발전협의기구 구성, 운영을 금산군에 요구했다. 이는 사실상 사업추진을 환경단체와 협의하라는 조건이다.
현재 금강유역환경회는 방우리 종합발전계획추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다. 이 사업이 도로개설 등 공사 추진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이유다. 이 단체는 방우리 생태환경 발전방향의 협의를 전제로 협의회 구성을 제안, 사업계획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기대만큼 주민들의 실망과 분노도 점점 커지고 있다. 방우리 설재우 이장은 “도로연결 해 달라는 거다. 환경단체는 뭐하는 인간들이냐. 지들이 여기서 살아보고 그런 소리 하라”고 거칠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기 가족 먹여 살릴 능력도 없는 애들이 붙잡고 있어 뭐하냐. 차라리 전라북도로 편입시켜 달라”며 도의 환경단체 눈치 보기를 비난했다.
행정가치와 환경가치가 충돌하고 있는 방우리 연결도로 개설공사. 주민의 삶까지 환경단체가 결정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행정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산=송오용 기자 ccms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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