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이라면서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반면 야권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외면하고 무능을 자인한 꼴이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홍원 국무총리 사의를 반려하고 유임을 결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정홍원 총리의 유임 결정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정 현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박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말하며 “향후 새누리당은 정부의 중단 없는 국정 추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갈 것이며, 야당도 책임감을 갖고 국정 운영에 협조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입을 모아 박 대통령의 유임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국가개조를 하겠다고 하더니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할 국무총리로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후 “그동안 내놓았던 거창한 말들은 이제 다 포기하기로 작정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정 총리가 사표를 낸 것은 구할 수도 있었던 그 아까운 생명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그 책임을 진 것이다. 책임총리는 못돼도 정부를 대표해 책임지는 총리의 몫을 한 것”이라며 “이제 와서 그 총리를 다시 쓰겠다는 것은 정부는 세월호에 책임을 안지겠다고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총리 한분 추천할 능력이 없는 무능한 정권이란 것을 자인한 꼴”이라며 “과연 박근혜정부에 세월호 이후 국민이 바라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인사시스템 문제를 스스로 인정하고 인사수석실 신설까지 거론하면서도 인사 참사에 대해 어떤 사과나 김기춘 비서실장 문책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이제 취임 1년 반밖에 되지 않은 '박근혜 인사의 종말'을 뜻한다”며 “'수첩'에 적어놓은 명단이 바닥났거나, '친일행각, 논문표절, 위장전입' 등 범죄경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만이 남았거나 어떤 경우든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더 이상 인사는 못할 것이라는 '포기선언'”이라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절대로 잊지 말아 달라'는 국민들에게 '이제 완전히 잊겠다'는 정반대의 대답을 일방통보한 셈”이라며 “'식물총리'가 부활한 것이 아니라 취임 1년 반만에 대통령마저도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사의 반려 발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국가개조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가적 과제에 직면해 있지만 후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과정이 길어지고 국론분열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오늘 대통령께서 제게 다시 막중한 임무를 부여하셨다”면서 “저는 고사의 뜻을 밝혔으나 중요한 시기에 장기간의 국정 중단을 막아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간곡한 당부가 계셔서 새로운 각오 하에 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국가를 바로 세우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과 공직사회 개혁, 부패 척결, 그리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가개조에 앞장서서 저의 마지막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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