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정부와 민간의 모든 영역에서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종합적인 문제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나타나고 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관행, 전관예우, 윤리의식의 부재, 과도한 금전욕심, 민관유착 및 안전 불감증 등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사건으로서 제도와 시스템의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결국 사람이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청해진 해운과 승무원들, 한국선급, 해운조합 및 해양경찰 등 수많은 기관들이 얽혀 있다고 하지만 결국은 그 근원에는 사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과도한 욕망이나 금전 집착과 물질만능주의 추구 등은 결국 탐욕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핵심에는 윤리의식과 양심이 부재한 과도한 탐욕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부당한 금전적 수익에 대한 유혹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는 힘들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인 까닭에 현실생활을 위한 기본적인 수익과 금전 획득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욕은 항상 부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더욱이 우리사회처럼 짧은 기간에 급성장을 이룩한 공동체에 반드시 필요한 도덕적 책무와 양심이 경제성장의 속도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아노미적 상황을 연출하고 예기치 못한 영역에서 도덕적 해이현상으로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도한 탐욕은 우리사회의 지나친 일등주의와 절차적 정당성을 외면한 성공주의를 위한 금전이 수단으로서가 아닌 삶의 목적으로 변한 황금만능주의와 금전 지상주의 등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욕망의 정도를 단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 타당성과 상식에 부합되는 수준의 욕망과 사회적 절차의 정당성이 따르는 이익의 추구 등이 우리사회에 정착되어야 할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공동체 사회 속에서 건전한 상식과 합리성이 유지되고 이성적인 판단이 존중받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은 사람과 사람들의 욕망이 과도하게 이익과 금전을 추구함으로써 일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의 인식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병리적 현상들의 타개가 또 다른 참사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진단을 통해 문제가 될 수 있는 과도한 부분들을 선별해 내야 한다. 이를 위한 세대별 교육이 선행되고 귀감이 되는 사례들을 발굴하여 사회에 공유하는 등 단기적인 처방과 동시에 장기적인 대책까지도 마련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의 근원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부족현상이 존재하여 사회양극화와 더불어 사회구성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함으로써 결국은 사회적 갈등과 사회적 비용낭비를 증대시키고 있다. 사회지도층들 스스로의 책임의식과 도덕적 책무에 대한 각고의 노력들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가 맡은 존재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사회적 책무를 꾸준하게 이행해 나갈 때 세월호 침몰과 같은 악몽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인간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 들 중에는 세월이 지나면 잊히는 것과 잊히지 않는 것이 있고, 잊히는 사건들 중에도 그것을 잊는 사람과 평생을 잊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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