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사진> 당진시장이 지난 4년 동안 주어진 임무를 힘에 부치도록 충실하게 수행하고 27일 퇴임한다. 이 시장은 재직 시에 '기본중시, 인간중시, 현장중시'를 핵심 모토로 삼고 사심없이 일한 것을 알기에 측근의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 4년을 돌아보면 순식간에 지나갔고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로 눈코 뜰 새 없이 앞만 보고 달려 왔다.
한번은 모처럼 가족들과 강원도로 휴가를 떠났는데 그때 곤파스가 강타해 하루 만에 서둘러 돌아와 새벽 4시까지 시민들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지샌 적도 있다. 이 시장을 가까이서 보면 소박하고 정도 많으며 유모어 감각도 있고 검소한 그야말로 인간미가 넘치는 멋을 지니고 있다. 이제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이 시장은 당진군의 마지막 군수이며 당진시의 첫 번째 시장으로 사람들 뇌리에 오래도록 기억되고 그의 진가는 시간이 가면서 더 드러날 것이며 그의 정책이 옳았음을 역사가 증명해 줄 것이다. <편집자 주>
-지난 4년을 정리해 달라.
▲임기 4년동안 후회없는 일을 했다. 무엇보다 당진은 지난 2012년 1월 1일 개군 117년 만에 군에서 시로 승격됐고 그 이후로 빠른 속도로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산업의 발전과 함께 병행되는 환경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 표출 등으로 성장통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그리고 산업화 진전으로 도시화가 팽창되면서 그동안 연속성을 갖추지 못한 단기적인 도시개발사업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자 50만 자족도시를 담은 2030년 당진도시기본계획 마스터플랜을 확정하여 밑바탕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싶다.
민선5기 동안 추진해 왔던 사업들은 하나 하나가 나에게는 모두가 역점사업이었다. 이러한 사업들은 현재의 당진과 미래의 당진에 필요했던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로 지방으로 내려오던 기업들이 멈춘 상태에서 새로운 당진의 투자환경으로 지역발전의 가장 큰 축이 되는 항만개발에 역점을 두면서 시정을 운영해왔다.
올 이달말이면 완공되는 항만지원센터에 CㆍIㆍQ를 유치하게 될 때 당진은 세계로 뻗어가는 해양ㆍ항만도시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그 외에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였던 전통시장 활성화는 아직 풀어가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어시장 재건축은 시장상인과 시정이 함께 고민하면서 만들어낸 사업으로 상인들의 의식변화가 시작됐음을 말해준다.
아울러 8월에 한국 천주교 메카인 솔뫼성지에 교황이 방문하게 되면 당진의 브랜드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이렇듯 우리세대는 당진이 성장하는 만큼 시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저는 당진에 뼈를 묻는다는 마음으로 최고의 행정을 추진하고자 4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동안 펼친 시책 중에 △정부예산 5000억원 연속확보 △종합복지타운 및 문화재단 설립 △건강 100세 지원센터 개소 △복지재단 출범 운영 △미래 식량산업 선점을 위한 종자은행 설치 △농산물 유통센터 개소 △학교급식지원센터 개소 △가축분뇨지역단위 통합센터 건립 △노인 및 영유아 예방무료접종 확대 동 지역의 중학교를 포함한 무상급식 확대 등은 농부의 마음으로 뿌린 씨앗 중에 땀을 흘려 거둔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정들을 펼칠 수 있도록 성원해주신 17만 시민들과 열심히 일을 해준 1000여 공직자들에게 감사한다.
-당진의 정체성과 정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예나 지금이나 지리적으로 볼 때 바닷길의 시작인 항구가 있는 지역은 성장잠재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전국 항만중 물동량 증가율이 제일 높은 항만이 있는 당진은 당당하고 '꿈이 있는 도시'라 할 수 있다. 정서적으로는 '행복'이 아닌가 싶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꿈이 있고 희망이 있는 도시, 그래서 누구나 살고 싶고 행복한 도시가 당진이 지향해야 할 정체성이자 정신이다.
사람들은 결국 행복을 추구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살아가는 것 아닌가?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시정,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그리고 행복은 베풀 때 내 것이 될 수 있다.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우리는 모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먼저 양보하고 배려하는 사회, 그래서 결국은 누구나 행복한 도시 당진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일등 당진을 위해 꼭 필요한 기반사업이 있다면 ?
▲많은 기업이 입주하고 인구가 연간 5000여 명씩 늘어나고 있는 지금 당진에 가장 필요한 기반사업은 정주여건 개선과 도시 인프라 확충이다. 우량 기업이 입주하고 공장이 들어선다고 삶이 윤택해 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ㆍ여가 공간과 쉼터가 좀 더 늘어나야 하고 계획된 도시개발사업을 잘 추진해 학교와 같은 교육시설과 아파트 등 주거시설이 보다 확충돼야 한다.
또한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별로 맞춤형 발전 전략을 잘 수립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 솔뫼성지와 합덕성당, 신리성지가 있는 남부권은 문화와 관광 중심지로, 산업단지와 기업이 입주한 북부권은 산업의 중심지로, 정미 대호지를 포함한 중부권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 자연과 어울린 대학유치 등 특성화된 개발이 필요하다.
-시장직을 마무리하면서 아쉬움이 있다면.
▲민선 5기 그 어떤 시장ㆍ군수보다 열심히 일했기에 우선 후회는 남지 않는다. 다만, 4년이라는 시간동안 닦아 놓아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한 사업들을 직접보지 못한다는 아쉬움과 여운은 있다. 하지만 민선6기에서 그동안 좋은 시책들은 영속성을 가지고 추진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추진해온 일중에 후임에 부담이 되는 시책들은 민선5기에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하면서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시정에 누수가 없도록 하겠다.
-퇴임 후의 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우선은 4년 동안 묵묵히 응원하고 뒷바라지 해준 가족들과의 시간을 많이 가질 것이다. 이제는 당진의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또한, 내가 있는 위치에서 당진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도울 것이다.
-후임자인 김홍장 당선인에게 당진발전을 위한 조언이나 바람이 있다면.
▲먼저 김홍장 당선인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시민이 선택해 준 만큼 시민의 기대에 미치도록 잘할 것이라 본다. 그동안 도의회 의정활동을 통해 풍부한 경륜을 축적한 만큼 별도의 조언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다만,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 간, 세대 간 갈등이 있었다면 잘 봉합해 줬으면 좋겠다. 물론 잘하겠지만 좀 더 가까이에서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픈 곳을 잘 보듬어 사랑받는 시장이 돼 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한 마디 해 달라.
▲지난 4년 동안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 준 17만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당진은 이제 누구나 부러워하는 모두가 주목하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당진시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제게 그래주셨던 것처럼 김홍장 시장 당선인을 비롯한 시의원들이 시정과 의정활동을 열심히 펼 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 부탁드린다.
당진=박승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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