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낙마… 與 “불가항력” 野 “국민사과”

정부 '인사실패' 엇갈린 반응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대해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안타깝다고 밝힌 반면 새정치연합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문창극 후보자의 행보를 주시하던 새누리당은 우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박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국무총리 후보자가 연속으로 낙마한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문 후보자의 사퇴는 국민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한계상황에 도달한 데 따른 불가항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무엇보다 나라의 근본을 개혁해 통합과 화합으로 가려고 했지만, 오히려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 데 대해서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함께 중차대한 숙제를 남겨주었다”면서 “아울러 신앙인의 자유와 언론인의 소신, 공직자의 처신이 뒤엉키면서 초래된 혼돈의 시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 세 영역의 경계를 회복해서 공유해야 할 부분, 독자성을 인정해야 할 부분을 냉철하게 가려서 성숙된 민주주의를 착근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문 후보자가 사퇴에 이르기까지 정파적 적대관계도 모자라 낡은 이념공세와 종교적 편견까지 덧칠된 편가르기로 인해 극심한 국론 분열과 국력 소모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분열과 갈등의 사슬'을 속히 끊어야 할 것”이라며 “문 후보자가 사퇴의 소회와 함께 엄중하게 주문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되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 국회와 언론이 소임을 다하고, 국민 여론과 법치주의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집권여당으로서 국민들 앞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반성과 자성을 토대로 뼈를 깎는 혁신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다짐한다”면서 “야당도 박근혜 정부 흔들기를 이쯤에서 멈추고 대승적인 견지에서 국정운영에 초당적인 협력 자세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자 사퇴는 당연한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실패와 국정혼란에 대해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사퇴했다. 총리후보로 지명된 지 2주 만”이라며 “식민사관과 민족성 비하, 책임총리제 부정 취지의 발언, '야당에게 물어보라'와 같은 공직후보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자세와 언행이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문 후보자가 사퇴한 것은 예정된 것이었다. 하지만 사퇴를 밝히면서 국민에게 유감조차 표명하지 않은 것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며 “문창극 후보자의 사퇴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정상의 인사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계기가 돼야 하며, 박근혜정부 2기 내각의 전면적 재구성에 착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인사실패는 국력의 손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사실패와 국정혼란에 대해 진솔한 마음으로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것이 옳다”며 “인사추천과 검증의 실무책임자인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후임 총리는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해 일할 사람을 국민의 눈으로 보고 고르시기 바란다”며“대통령의 수첩 밖에서도 널리 인재를 찾아보고, 일각의 우려와 걱정이 있었던 비선라인이 아닌 공적라인의 추천과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 더 이상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내맘대로'의 '수첩 인사', 깜짝 인사와는 작별해야 한다”면서 “불통과 오만과 독선의 자세로는 대한민국호를 바르게 끌고 갈수 없다는 것이 세월호 참사의 교훈이고,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