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문 후보자는 ‘여론은 변하기 쉽고,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해 지배받기 쉽다’고도 했다. 여론의 향배에 촉수를 세우며 40여년 언론인으로 살아온 문 후보자가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다보는 국민 여론에 대해 ‘편견과 고정관념에 지배받는 오도된 여론’으로 매도한 셈이다.
국민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해오던 문 후보자의 졸렬하기 짝이 없는 아전인수식 사퇴의 변이다. 문 후보자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관련,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 필요하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마치 절대군주국가의 폐해를 막기 위해 등장한 법치주의를 연상하게 만드는 발언이다.
이 같은 문 후보자의 총리 후보 지명은 처음부터 청와대 인사 시스템의 잘못에서부터 기인됐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 인사시스템의 대변혁이 요구된다.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의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해 20일 공개한 결과에서도 박근혜 정부 인사문제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크게 증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긍정 평가(43%)보다 부정 평가(48%)가 5%P 많았다. 특히 부정 평가를 한 응답자가 그 이유로 ‘인사문제’를 지적한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 검증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논문 표절 의혹만 11건에 달한다. 제자의 석박사 학위 논문을 요약해 학술연구비를 지원받았다. 그런 인물을 교육수장으로 지명하는 인사시스템을 이젠 더 이상 고집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눈높이, 국민의 보편타당한 생각들을 먼저 널리 헤아려 보는 것이 바로 개혁의 첫걸음이다. 관피아, 법피아 등 적폐를 개혁하기에 앞서 청와대의 인사시스템 또는 인물 검증부터 제대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점을 되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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