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방선거 당시 대전권 출마자들은 이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79.5%가 서대전역 경우를 지지하기도 했다. 이용객 편의와 지역경제 슬럼화 방지가 주된 이유라고 응답했다. 서대전역 경유를 관철시킨다는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
문제는 광주와 전남, 전북 등 호남권에서 서대전역 경유를 반대한다는 점이다. 운행시간과 운행거리가 길어진다는 논리다. 오송역이 있는 충북은 완강한 반대 입장이어서 이해관계가 겹친다. 하지만 호남선 고속철도 이용객 가운데 대전에서 논산 간 대전권 이용자만 하루 5000명, 연간 190만명을 상회한다. 서대전역 경유를 멈추면 이들 이용객들이 발길을 돌릴 게 뻔하다.
그것이 현실화되면 대전은 도시 발전의 동력을 잃는다는 불리함도 떠안게 된다. 고속철 구간이던 서대전, 계룡, 논산행 열차가 내년부터 멈추면 커다란 상실감까지 가져올 것이다. 뜨거운 지역 이슈다. 이대로 굳어진다면 대전, 논산과 계룡시민의 접근성 악화는 불가피하게 됐다.
신설된 노선으로만 가게 되면 서대전역 쇠퇴와 지역상권 침체를 동시에 불러올 것이다. 서대전은 대전이 호남 관문 지위를 얻고 대도시로 성장하는 데 추동력이나 다름없었다. 도시 발전에 끼친 서대전역의 영향력과 상징성에도 주목해 갈등 아닌 타협에 나서주길 바란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권한 밖이라고 모른 체하지 말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선출직들은 특히 표만 얻고 끝내는 ‘먹튀’ 공약으로 만들지 않길 바란다. 서대전역 경유 중단은 교통 요충지 자리를 내주는 걸 의미한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 또는 우회해 고속철을 타는 일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50% 통과 등 일정 비율이라도 경유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힘써 당론으로 채택된다며 효과적인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럴 시간조차 사실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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