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깃대종 서식처 구청이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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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깃대종 서식처 구청이 훼손

장태산 일대 사방댐 공사·정비로 이끼도롱뇽 서식처 200m 파헤쳐 대전대표 생태계 보전방안 시급

  • 승인 2014-06-24 18:08
  • 신문게재 2014-06-25 6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대전시가 지난 2월 대전시의 깃대종으로 선정한 이끼도롱뇽 서식처를 서구청이 사방댐 공사를 하면서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전충남 녹색연합에 따르면 장태산 일대 이끼도롱뇽 주요 서식처가 사방댐 공사로 200m가량 훼손된 것을 확인했다.

녹색연합은 서구청에 즉각 공사 중지를 요청했으며, 현재는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현장조사 결과 이끼도롱뇽 서식처 일부가 크게 훼손돼 이끼 낀 돌들이 많고 원시림 같았던 이끼도롱뇽 서식처는 사방댐공사와 정비사업, 그리고 작업로 개설 등으로 약 200m 가량 골짜기 일대가 파헤쳐져 있었다.

현재 85%의 공정률(7월 말 완공 예정)을 보이고 있는 이 사업은 서구청이 산사태 취약지역 사방사업으로 사방댐공사 및 기슭막이 공사 등을 대전시산림조합에 맡겨 올해 4월부터 진행하고 있고 7월말 완공 예정으로 마무리 단계다.

문제는 사업부서인 서구청이 대전시 깃대종(Flagship Species)인 이끼도롱뇽과 그 서식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깃대종은 UNEP(유엔환경계획)에서 생물다양성 보전 방안으로 제시된 개념으로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특징적인 생물을 말하며 그 중요성으로 인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생물종이다.

대전시는 대전지역 자연생태계를 대표하는 깃대종으로 하늘다람쥐(산), 이끼도롱뇽(계곡), 감돌고기(하천) 등 3종을 선정한 바 있다. 무엇보다 이들 깃대종의 보전 방안이 수립되지 않다 보니 대전시가 선정하고, 구청이 훼손하는 웃지못할 일이 발생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대전시 깃대종 이끼도롱뇽은 북미나 유럽 일부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3년 대전 장태산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되어 2005년 세계 과학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에 발표돼 세계 학계에 큰 이슈가 됐다.

야생동물 중 전 세계에 대전을 알린 생물종으로 아직도 전 세계의 관련 전문가들이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어 그 상징성과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

대전충남 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대전을 대표하는 야생동물, 대전시 깃대종 이끼도롱뇽의 서식처 훼손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시행청인 서구청이 잘 모르고 진행된 일이라 하더라도 서구청은 사과를 통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대전시는 깃대종 서식처 실태파악 및 보전 조치와 깃대종 서식처 보전계획을 수립해 적극적인 깃대종 보전 행정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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