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전지방법원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에 항의하기 위한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4일 조인호 법원장을 면담하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조인호 대전지방법원장이 세월 참사와 관련해 법원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조 원장은 24일 오전 전명선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세월호참사 대전대책회의 공동대표와의 면담에서, '내부직원용 게시판에 달린 댓글 일부 문구만 발췌, 왜곡됐다고 볼 측면도 있지만, 그것이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법원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책임에 대해 몇 사람이 사적으로 댓글을 달며 논쟁하는 과정에서 어느 한 직원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해 깊이 애도하지만, 다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40여분간 조 원장과 면담을 마치고 난 전명선 부위원장도 “법원장이 유감을 분명히 표시했고 2차례에 걸쳐 유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사법부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에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날 조 원장의 유감 표명으로 법원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의 항의사태는 50여일만에 일단락됐다.
앞서 지난달 1일 대전지법 소속 6급 공무원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법원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 토론광장에, '모든 잘못을 정부에 뒤집어 씌워 좌파 정부를 세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다',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은 스스로 알아서 풀라고 하고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헐뜯는 데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세월호참사 대전대책회의는 “법과 정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법원의 공직자가 세월호 유족을 모독하고 슬픔에 잠겨 비통해하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망언을 일삼은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지법원장의 공개 사과와 당사자 중징계 등을 요구해 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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