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 최전방 GOP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저지르고 도주한 뒤 자살을 시도한 임모(22) 병장을 후송하는 과정에서 '가짜' 임 병장까지 등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 55분쯤 임 병장이 자살을 시도하자 군 의료팀은 임 병장을 엠블런스와 헬기를 이용해 수술 장소인 강릉 아산병원까지 후송했다. 이 과정에서 헬기에 실려 국군 강릉병원에 먼저 후송된 임 병장은 이곳에서 CT촬영과 간단한 응급조치를 받은 뒤 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산병원 측에서 “아산 병원 응급실 앞에는 취재진이 많아 진료가 어려우니 별도의 경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국군 강릉병원 측은 “가상의 환자를 보내겠다”고 회신했다.
이후 임 병장 후송작전에는 모두 4대의 엠블런스가 동원됐다. 1차적으로 취재진을 따돌리기위해 우선 2대의 엠블런스는 국군 강릉병원에서 강릉 동인병원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2차적으로 나머지 2대는 각각 임 병장과 가짜 임 병장을 태우고 국군 강릉병원에서 아산병원으로 이동했다.
아산병원에 도착한 2대 가운데 임 병장을 실은 엠블런스는 아산병원 측이 마련한 경로를 이용해 물류창고로 이동했고 임 병장은 이곳에서 바로 수술실로 향했다.
가짜 임 병장을 태운 또 다른 엠블런스는 아산병원 응급실로 향했고 취재진이 몰려있는 가운데 하늘색 담요를 얼굴까지 덮은 가짜 임 병장을 응급실로 이송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임 병장의 혈압이 60~90㎜Hg로 떨어져 곧바로 처치하지 않으면 혈압이 급전직하하는 상황이어서 시간을 줄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취재진이 응급실 앞 좁은 통로에 모여있어 시간이 지체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일단 임 병장을 살려야 범행 동기 등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이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후송 작전이 끝난 뒤에도 군 당국이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가짜 임 병장을 찍은 사진과 영상을 진짜로 오인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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